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재판장 최민혜 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신 모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물의 영향으로 운전을 하지 말라는 의사 지시를 무시하고 운전해 사고를 냈다”면서 “이후 즉각 조처를 하지 않고 도주했고, 체포되면서도 피해자를 보면서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하지만, 목격자가 여러 명이었음에도 현장을 벗어나는 이유를 고지하지 않고 119 도착 전 임의로 이탈한 점을 보면 이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3달 이상 의식불명 상태에 놓여있다가 사망했고 유족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는 마약 투약으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마땅히 중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피부미용을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 투약한 뒤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의 말을 무시한 채 고급 외제 차 롤스로이스 몰던 중 압구정역 인근 도로 지나가던 20대 피해자를 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이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에서 도망치면서 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됐는데, 뇌사상태에 빠졌던 피해자가 3달여 뒤에 끝내 사망하면서 도주치사 혐의로 공소 내용이 변경됐다.
신 씨 측은 첫 공판부터 “도주 의도는 없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 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징역 20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