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한 영화 관람 환경…OTT 기업도 납부해야 한다는 목소리↑
OTT 업계 "결국 국내 기업만 피해…산업 위축 우려돼"
OTT 기업에 영화발전기금을 부과하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원론적인 입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24일 문체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기획재정부에서) 프랑스 정부 사례 등을 토대로 OTT 기업에 부과금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문체부는 권고사항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화발전기금이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화예술의 질적 향상과 한국영화 및 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설치한 기금을 말한다. 기금은 입장권 가격에 포함해 징수하고 있는데, 극장 사업자가 푯값의 3%를 부담금으로 걷어 납부한다.
2022년 영화발전기금 부담금 징수액은 179억 원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던 2019년(546억 원)과 비교하면, 1/3 수준인 셈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재부는 매년 기금부담금운용평가단을 통해 부담금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있다. 10일 기재부의 권고사항으로 OTT 기업에 부과금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인 검토라기보다는 기재부 권고사항으로 나왔기 때문에 한 번 보겠다는 정도"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본지가 이날 입수한 '2023년도 부담금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부과금 부담자와 부담금 수혜자 간 직접 연계성이 낮으므로 부담금 부과의 타당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부담 주체인 영화관람객은 영화산업 진흥이라는 특정 공익사업의 원인 제공자 혹은 직접 수혜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하지만 2008년 헌법재판소는 영화상영관 관람객에게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전날 박기용 영화진흥위원장은 사업설명회에서 "지난달 기준 영화발전기금 잔여액은 40억 원"이라며 "영화 '서울의 봄' 흥행 덕분에 완전 고갈은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글로벌 OTT 기업에 수익의 일정 부분을 자국 내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례를 토대로 OTT 기업에 부과금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이후 영상산업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OTT 기업에 부과금을 부담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OTT 기업 관계자는 "최근 국민과 사기업에 불필요한 법정 부담금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며 "OTT발전기금이라면 모를까 영화발전기금을 왜 OTT 기업이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부과금 징수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다. 결국 법제화가 된다면 피해를 보는 건 국내 OTT 기업들"이라며 "많은 국내 OTT 기업은 영화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도 않다. 또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부담금까지 내면 산업 전반이 위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