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엑스가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2010년 신규 사업자 도입을 추진한 이후, 14년 만에 제4 이통사가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최종 낙찰가가 4301억 원 넘게 치솟으면서 재정 출혈에 대한 우려는 커지게 됐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일 차 경매에서 4301억 원을 써낸 스테이지엑스가 5G 28㎓ 주파수를 거머쥐게 됐다.
최대 50라운드의 다중라운드 오름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1단계 경매에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 입찰을 50라운드까지 실시했지만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19시부터 2단계 밀봉 입찰을 진행한 결과 4301억원으로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된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신규 사업자에 대한 부담 완화를 위해 최저경쟁가격을 2018년 이통3사 때보다 3분의 1 수준인 742억 원으로으로 낮게 설정했지만, 양사가 공격적으로 베팅하면서 최종 낙찰가가 시작가 대비 5배 오른 것이다. 그 결과 이번 최종 낙찰가는 2018년 2070억 원대였던 기존 통신 3사의 28㎓ 대역 주파수 낙찰가 기록을 뛰어넘었다.
주파수 경매가 개시될 때만 해도 세종텔레콤,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과 마이모바일(미래모바일) 컨소시엄 등 알뜰폰 업체 세 곳이 참여했으나 경매 첫날 세종텔레콤이 중도 포기하면서 둘째 날부터는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경매는 후반 들어 치열해졌다. 최고 입찰액은 경매 1일 차 757억 원, 경매 2일 차 797억 원으로 완만하게 오르다 경매 3일 차에 시작가의 두 배에 달하는 1414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4일 차에는 1955억 원까지 올랐다.
이에 4301억 원에 28㎓ 주파수를 거머쥐게 된 스테이지엑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종 낙찰가가 1000억 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최종 낙찰가가 높아지면서 스테이지엑스는 기지국 설치에 투입돼야 하는 투자비를 뛰어 넘는 금액을 주파수 할당 대가로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기지국 1개 설치 비용이 최대 3000만 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규 사업자는 3년 안에 28㎓ 기지국 장비 6000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데 장비 구매 비용과 구축 비용을 합쳐 최소 2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또한 신규사업자는 당장 주파수 할당일 이전에 할당 대가의 10%를 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대학교, 공연장, 경기장 등 특정 지역에서 28㎓로 초고속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 대상(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우선 전개하고, 향후 5G 28㎓ 스마트폰을 출시해 소비자용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자생적 재정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자칫 신규사업자로서 자신의 역량이 아닌 대규모 정부지원에 의지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의 사업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과 세액공제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