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30일(현지시간)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0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앞서 2020년 아람코는 원유 생산량을 기존 하루 1200만 배럴에서 2027년까지 하루 130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철회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탈탄소화를 향한 전 세계적인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사우디가 향후 석유 수요와 공급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세계 석유 공급은 현재 세계 최고 산유국인 미국과 기타 국가의 셰일 시추로 인한 생산량 증가로 인해 사우디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일부 분석가들은 향후 10년 이내에 원유 수요가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닐 베버리지는 “이번 결정은 세계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만큼 사우디 석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분석가들도 “아람코의 낮춰진 생산량 목표는 석유 수요가 더 이상 이전에 예상했던 것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시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요르단에 주둔한 미군의 사망 사건 등으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아람코가 미래 생산 능력을 줄이면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아람코의 하루 생산량은 목표인 1200만 배럴보다 300만 배럴가량 적은 수준에서 생산되고 있음에 따라 당장 공급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아울러 아람코의 이번 결정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같은 산유국 동맹국들에게 자체 확장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어 유가에 낙관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