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기조 변함없어…시장 수요와 재고 수준 상시 점검"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수익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 전체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메모리 수요 회복에도 기존 감산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콜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 관련 HBM 서버와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D램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반도체 부문 전체적으로는 2조1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 부사장은 "업계 전반으로 보면 메모리 생산 전반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고객의 재고 비축 수요보다는 진성 수요 위주로 공급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부사장은 "4분기 출하량 증가와 지금까지의 생산 하향 조정으로 재고 수준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으며, 특히 시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D램을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D램과 낸드 모두 세부 제품별 재고 수준에는 차이가 있어서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반기 중에도 선별적인 생산 조정은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D램 재고는 1분기가 지나면서 정상 범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낸드도 수요나 시장 환경에 따라 시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늦어도 상반기 내에 정상화될 것"이라며 "시장 수요와 재고 수준을 상시 점검해 이에 따른 사업 전략을 유연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HBM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HBM3의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HBM 판매량이 매 분기 기록을 경신 중"이라며 "작년 4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40% 이상 성장했고 전년 동기 배디 약 3.5배 규모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단 제품 비중은 지속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3E 제품 사업화와 그다음 세대인 HBM4 개발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김 부사장은 "HBM3E는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내에 양산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라며 "HBM4의 경우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HBM을 중심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에 의한 서버향 HBM 및 고용량 DDR5 채용이 늘고 낸드에서는 8테라바이트급 이상 고용량 SSD 수요도 접수되고 있어서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는 업계 내 캐펙스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상당한 비중으로 HBM에 집중되고, HBM외 제품들은 비트그로스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