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투자자 원정 투자…주식 순매수 금액 8820억 원 달해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저PBR 종목 가치 올리는데 일부 성공
증권가 "저PBR 종목 중 옥석가리기 중요"
1월 코스피 지수가 주요국 주가지수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다양한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가운데, 2월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7% 빠진 2497.09에 장을 마쳤다. 올해 5.96%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주요국 주가지수 등락률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떨어지는 수치다. 올해 수익률 단연 1위인 일본은 닛케이225지수는 한달간 8.43% 올랐으며, 미국 500개 대표기업을 모은 S&P500지수도 1월 30일(현지시간) 기준 3.2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진 증시 침체와 부동산 하락 등이 겹치면서 428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쏟아붓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하이 지수는 6.27%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투자자들은 상황이 좋은 미국과 일본 등으로 투자 원정에 나서는 지경이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한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8820억 원에 달한다.
한편, 1월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탈피해야 한다며 기업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최근 일본 증시 폭등을 이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장사에 주가 상승 대책을 마련토록 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PBR이란 회사가 보유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총 대비 회사가 가진 자산가치를 따져보는 것이다. 즉 PBR이 1보다 작을 경우엔 해당 기업이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 상장주 평균 PBR은 1.1배로, 개수로 따져보면 전체의 절반 가까이되는 상장사들이 1배 미만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정책이 발표된 후 소외되어있던 저PBR 종목들이 볕을 쬐는 중이다.
증권가에선 정부의 이번 정책이 저PBR 기업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데는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지만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PBR이 오르려면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따라서 올라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오는 지 살펴보고, 또 주주환원 강화 정책 등까지 연결될 수 있는지 등 종목들을 선별해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의 증권 시장에서 이번 정책 하에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아봤을 때, 타 선진국 증시 대비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현금 유동성과 이익잉여금이 양호한 트렌드를 유지하며 시총대비 비중이 낮은 수준인 주주환원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종목을 추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