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에서 달러 줄이고 금 늘려
부동산·증시 하락세에 안전자산으로 이동
국제 금 선물가,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 경신
국제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중국의 금 매입 규모가 전년 대비 30% 급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1일 보도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량은 약 1037톤(t)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50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특히 중국은 1977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225톤의 금을 순매수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줄이고 금을 사들이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채권 보유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약 7820억 달러(약 1043조1880억 원)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2200억 달러가 줄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우에노 쓰요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달러 패권에서 벗어나 위안화 통화권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위안화 약세 등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개인의 금 매수도 부추기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에서는 부동산과 주식, 금이 3대 자산으로 꼽힌다”며 “부동산 시황이 심각한 상태로 접어들고 중국증시가 침체하면서 실물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030~204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전망과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2152달러)를 경신하기도 했다.
가메이 고이치로 도쿄시장전략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과 개인의 매수로 금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