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소셜미디어 CEO들, 미국 의회 청문회서 ‘집중포화’…“당신들 손에 피가 묻어 있다”

입력 2024-02-01 15:39수정 2024-02-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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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SNS 미성년자 성착취 주제로 청문회
아동 성학대물 신고 55%가 ‘페북’
저커버그 “재발 막기 위해 투자할 것”

▲미국 상원에서 31일(현지시간) 열린 소셜미디어(SNS) 내 아동 성착취를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 주요 SNS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제이슨 시트론 디스코드 CEO, 에번 스피겔 스냅챗 CEO, 추쇼우즈 틱톡 CEO, 린다 야키리노 엑스(X·옛 트위터)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의회가 아동 학대와 성착취 등을 방관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기업을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내놨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피해 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를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는 이날 참석한 SNS 플랫폼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청문회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를 포함해 스냅챗의 에번 스피겔, 틱톡의 추쇼우즈, 엑스(X·옛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등이 증인으로 나왔다.

방청석에는 소셜미디어에 의해 피해를 본 피해자 가족들이 자녀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CEO들을 비난하고 의원들의 질타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가족을 잃은 슬픔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청문회 시작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는 SNS에서 어린이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어 성폭행범에게 돈을 뺏기고 목숨을 끊은 피해자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공화당 소속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증인석에 나온 CEO들을 향해 “여러분은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SNS 기업은 긍정적인 면과 함께 너무나 어두운 면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들이 이들 소셜미디어의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면서 목숨까지 잃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특히 전 세계 약 20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저커버그 CEO에 대한 질타가 집중됐다.

미국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 성학대물 신고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3600만여 건)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페이스북에서만 2000만 건(약 55%)이 넘는 신고가 나왔다.

조쉬 하울리(공화) 의원은 저커버그 CEO를 일어서게 한 뒤 자녀 사진을 들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당신의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나”며 “당신은 피해 가족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메타의 내부 문서가 공개돼 관심이 쏠렸다. 마샤 블랙번(공화) 의원은 ‘10대 이용자의 평생 가치를 270달러로 추정한다’는 메타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정말 놀랍다. 당신에게 어린이는 그저 하나의 상품이냐”라며 쏘아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인스타그램에서 사기꾼을 만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성적 착취의 피해자가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의 아들 사례를 부각하며 저커버그 CEO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묻기도 했다.

답변에 나선 저커버그 CEO는 “정말 끔찍하다.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죄송하다”며 피해자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누구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었던 일들을 겪어서는 안 되며, 그것이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저커버그 CEO는 “애플과 구글이 사용자 나이를 확인해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할 책임이 있다”며 “의회가 이 법안을 마련하는 것은 간단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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