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3E 8단 샘플 공급, 상반기 양산 준비 완료
SK,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 53% '1위'
SK, "AI 반도체 프로바이더 입지 확대해 나갈 것"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선두 자리를 지키며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차세대 HBM 양산과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D램 사업이 1년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4세대 HBM(HBM3) 양산을 시작했으며, 4분기에는 주요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거래선을 확보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HBM 판매량은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에는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3와 HBM3E(5세대)를 포함한 선단 HBM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는 50%, 하반기에는 9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HBM3E의 사업화를 앞당기는 데 주력하고, 신제품 개발에도 힘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HBM3E 제품 ‘샤인볼트’를 처음 공개했다. 1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 제품 샘플을 주요 공급사에 공급하고 있다. 상반기 내 양산 준비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하반기에는 12단 적층기술 기반의 36GB 고용량 제품을 구현해 인공지능(AI) 메모리 성능과 용량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6세대 제품인 HBM4은 내년 샘플링을 마무리하고, 2026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설비투자(Capex) 역시 상당 부분을 HBM 등 선단 메모리에 집중·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잡은 기회를 계기로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HBM만큼은 점유율과 기술에서 앞서 가겠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8%로 2위다. SK하이닉스가 수요가 제일 큰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HBM 등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량 증가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제품인 HBM3 매출이 2022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 등 본격적인 AI 개화로 HBM 시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6~2027년 HBM 시장은 지난해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에서 2026~2027년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로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중장기 수요 성장세는 연평균 60%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AI향 메모리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물량보다는 고부가가치 매출을 우선하고, 토털 AI 프로바이더로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