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논란’ 휩싸인 피라미드 복원 프로젝트…왜?

입력 2024-02-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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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화강암으로 피라미드 외벽을 재포장하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복원 프로젝트가 논란을 빚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집트는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Giza) 지역의 ‘3대 피라미드’ 중 가장 작은 멘카우레 피라미드에서 복원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멘카우레 피라미드 복원공사는 세월이 흐르며 파손된 화강암 외벽을 재구성해 원래 스타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다. 피라미드 외벽에는 원래 화강암 블록이 깔려있었다고 전해졌으나 수천 년의 세월이 지나가며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스타파 와지리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앞으로 국제연구팀과 협력해 3년간 복원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 복원공사는 21세기에 이집트가 세계에 선사하는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와 일본의 전문가 연합이 1년간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이후 피라미드의 3분의 1을 덮고 있던 화강암 벽돌 복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와지리 사무총장이 지난달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기자 피라미드 복원사업 영상이 확산되면서 이집트 안팎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에서는 작업자들이 피라미드의 제일 아랫부분 외벽에 화강암 벽돌을 설치하는 모습이 보였고, 기존의 석회암 피라미드와는 다른 이질적인 모습에 반발이 빗발쳤다.

해당 영상의 댓글에서는 “피사의 사탑을 똑바로 세우는 계획은 언제 진행되느냐”, “타일 대신 피라미드에 벽지를 붙이는 것은 어떠냐”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집트 학자인 모니카 한나는 “이집트 문화유산 관리들의 부조리를 언제쯤 멈출 수 있겠냐”며 “복원에 관한 모든 국제 원칙은 이런 식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의 살리마 이크람 교수는 “피라미드에서 떨어진 화강암 벽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는 방식이라면 합리적인 복원 방식”이라면서도 “어디서 온 것인지 불분명한 벽돌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의 피라미드가 화강암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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