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시총 48조로 6위 '껑충'…7위 현대차 넘어서
KB금융 14위·신한지주 16위·하나 19위·메리츠 22위로 '쑥'
이차전지 종목 일제히 부진…LG엔솔 3위로 '뚝'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던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비운 자리를 저평가주로 평가받는 자동차, 금융 관련 종목들이 차지하고 있다. 기아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총 6위로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는 10위권에 안착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는 전 거래일 대비 12.42%(1만3200원) 급등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월 말부터 강세가 이어지며 장 중 11만9900원까지 상승, 기존 52주 최고가(10만6800원)를 갈아치웠다.
현대차도 9.13%(1만9000원) 오른 22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22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기존 52주 최고가(21만1500원)을 경신했다. 기아, 현대차 모두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기아는 시총 48조442억 원으로 6위를 기록, 시총 순위에서 23년 만에 현대차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는 시총 48조176억 원으로 7위를 기록 중이다.
사상 최대 실적과 고배당 정책이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5조 원을 넘어섰고, 기아차는 영업이익 11조6078억 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결산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기준일을 올해 3월 20일, 현대차는 2월 29일로 결정했다.
정부가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자동차주가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으로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힌다.
저PBR주로 꼽히는 금융 종목들도 시총 상위권에 속속 편입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시총 순위 17위에서 2일 14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18위에서 16위로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8위에서 19위로, 메리츠금융지주는 31위에서 22위로 급등했다.
정부가 배당절차를 개선하면서 분기배당을 하는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올 2~3월에 주식을 매수하면 지난해 결산 배당과 올해 1분기 배당을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점도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시총 상위권에 진입했던 이차전지 업종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며 미끄러지고 있다. POSCO홀딩스는 지난해 말 7위에서 9위로 내렸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10위에서 11위, 삼성SDI는 11위에서 13위로 하락했다. 지난해 시총 2위를 유지하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중순부터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예상된 수요 둔화가 나타나겠다. 올해 실적은 1분기 비수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수요 개선 시기는 중저가 전기차(EV) 모델 출시 시점을 고려해 2025년 하반기로 전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