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9개월여 만에 광주를 찾아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설 연휴를 앞둔 만큼 광주 양동시장을 찾아 민생과 호남 민심을 동시에 잡으려 한 것이다. 다만 이날 이 대표가 선거제 입장을 밝히면서 당초 발표할 예정이었던 소상공인 총선 공약 공개는 미뤄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현장 최고위원회의, 시장 상인들과의 간담회를 이어가며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양동시장을 직접 둘러본 이 대표는 설 음식을 구매하고 맛보며 시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상인과 시민, 지지자, 유튜버 등이 몰려 시장 사이 골목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고,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 상인이 “대통령 돼 달라. 광주가 반성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자 “제가 반성해야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상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며 자신의 대표 공약인 지역화폐를 강조했다.
그는 “지역화폐란 승수효과가 발생하고 경제가 회복되고 국민소득이 느는 길이 있는데 그걸 또 국민의힘이 깎았다”고 비판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은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가 요즘 들어 공약이란 이름으로 발표하지만, 사실 우리가 발표한 공약을 새치기한 것”이라고도 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영세 소상공인 금융 지원, 지역화폐확대 등을 골자로 한 소상공인 겨냥 공약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선거제 입장 발표와 겹치면서 이를 미뤘다.
이 대표는 “권한을 가진 정부·여당이 잘못된 국정 기조를 바꿀 것 같지 않다”며 “죽비를 때려야 한다. 그 죽비가 바로 선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공약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하면 된다”며 “지금 정말 죽느냐 사느냐 절박한 국민 삶을 놓고 이번에도 ‘표 주면 해줄게’ 하는 기만, 소위 정책사기 행위는 나쁘다를 넘어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상인들은 간담회에서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 휴일제 해제 등을 비판하며 대출금리 완화 등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에 “즉흥적으로 누가 당장 불편하다 해서 결정을 뒤집어버리는 것을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대국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이 어렵게 만든 제도기 때문에 최대한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부터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현장 최고위원회의, 시장 현장 일정을 마친 이 대표는 오후에도 ‘사람과 미래’ 콘서트에 참여해 소통 행보를 이어간다. 전국 투어 중 이 대표가 참석하는 건 2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