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2% 오르는 사이 물가상승 3.1%
월급여 올라도 사야 할 물건값 더 올라
닛케이 "1990년래 실질 임금 가장 낮아"
지난해 일본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임금 인상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 실제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3년 매월 근로통계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인 이상 업체의 노동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전년보다 1.2% 오른 32만9859엔(약 296만 원)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가 3.1% 상승하면서 실질임금은 오히려 2.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실질임금은 전달보다 1.9% 줄어 21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일본의 연간 기준 실질임금은 2년 연속 줄었다. 하락 폭은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오른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였다.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7∼8월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 1901개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임금 인상률은 1999년 이후 최고치인 3.2%로 집계됐으나, 실제 명목임금 인상률은 더 낮고 실질임금도 후퇴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일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3.1%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임금 인상이 이에 미치지 못해 실질임금이 감소했다고 현지 언론은 진단했다.
일본 정부는 장기간 지속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피를 위해서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 "작년을 웃도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는 봄철 임금 협상인 춘투(春鬪)를 앞두고 3% 이상의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0년 실질임금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지난해는 97.1로 비교 가능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