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하지정맥류’, 안 아프다고 방치 금물 [e건강~쏙]

입력 2024-0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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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교정·의료용 압박스타킹으로 증상 개선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밤마다 다리가 붓고 무겁다.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증상까지 관찰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생활에 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아도,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만성 정맥질환 중 하나로, 정맥이 3㎜ 이상 확장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정맥은 발목부터 사타구니를 거쳐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인데, 정맥 혈관 벽에는 ‘판막’이 있어 다리 혈액이 위쪽으로만 순환될 수 있도록 통제한다. 판막이 망가지게 되면 다리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되고, 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혈관이 늘어난다.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8년 26만2384명이었던 환자 수는 2022년 39만7699명으로 약 51.5% 증가했다. 환자들은 다리 부종 및 피로, 쥐, 저림, 발바닥 통증, 발이 차가운 증상 등을 경험한다. 이 같은 증상을 방치하면 발목 부위가 착색되거나 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하지정맥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가족력, 임신이나 출산, 복부비만, 복압을 증가시키는 만성질환, 생활 습관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학계에서는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하지정맥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혈관 초음파로 판막의 기능을 확인하면 진단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응급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 후 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증상에 따라 생활 습관 교정과 약물치료, 시술·수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 조성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질환의 정도와 미용적, 비용적, 시간적 측면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삼가고,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도움된다”라며 “저녁에 귀가하면 15㎝ 이상의 쿠션에 다리를 올리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발목부터 서혜부까지 점차 압력을 늘려줘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증상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나 수술 혹은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조 교수는 “혈관의 투과도를 낮추는 약을 복용해 혈관 기능을 개선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라면서도 “이미 문제가 생긴 혈관을 되돌릴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정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조 교수는 “고전적인 수술법으로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를 일으키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는데, 신경 손상과 통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최근에는 작은 구멍을 뚫고 문제 되는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혈관 내 치료가 많이 시행된다”라고 말했다.

혈관 내 치료는 혈관 안에 철사나 카테터를 넣어 혈액의 역류를 바로잡는 방법이다. 조 교수는 “혈관 내에 열이나 본드 또는 경화제를 주입해 폐쇄하면, 하지에 정체되는 혈액이 없어지면서 혈액은 다른 혈관으로 우회해 흐르게 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일으킨 증상이 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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