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51% 감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4% 쪼그라든 엔씨소프트가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에도 비용을 통제하며 경영효율화를 이어가고, 대표 지식재산(IP)인 ‘리니지’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IP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신작들은 올 상반기 말에 출시될 예정으로, 신작의 매출 반영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3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4%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798억 원, 당기순이익은 213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0.8%, 50.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8억5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91.9% 쪼그라들었다. 4분기 매출액은 43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1% 줄었다.
이처럼 악화한 실적에는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내놨던 신작 쓰론앤리버티(Thorne and Liberty·TL), 리니지 시리즈 등 게임의 부진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5000억 원대를 유지하던 영업비용을 지난해에는 1000억 원 줄여 4000억 원대로 유지한 만큼 비용 증가가 원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총 매출 가운데 약 67%를 차지하는 모바일 부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20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8% 줄어들었다.
그러나 게임 매출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게임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자 이날 컨퍼런스콜 도중 비판을 받았다. 문준기 베어링자산운용 연구원은 “이번 IR 자료처럼 게임별 매출을 감추는 것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흐름에 맞춘다는 입장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만 전세계 게임사들 중 게임별 매출을 공개하는 곳이 없어 이를 따라가고자 한 것일 뿐, 게임별 매출을 숨기고자 한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과 인수합병(M&A)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PC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신규 IP인 프로젝트 BSS, 배틀크러쉬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날 홍원준 CFO는 외부 투자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인수합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홍 CFO는 “어제 확인한 현금(캐시)이 1조9000억 원 정도고, 현금 외에도 부동산이나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에셋)들이 굉장히 많다”며 “주당 순이익(EPS)이 증대될 수 있는 인수합병이나 IP를 취득하는 것도 여러가지 레벨에 맞춰서 진행을 하고 있다. 특히 기존 IP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IP를 확보하는 게 주안점”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전날 공시를 통해 주당 3130원의 현금배당을 밝힌 바 있다. 배당 총액은 635억6228만 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3%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올해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TL의 글로벌 출시까지 시차가 있고, 배틀크러시와 프로젝트BSS가 상반기 말 출시될 예정인 만큼 매출은 하반기부터 반영될 거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