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폐교 대학 22곳…“2040년 지방대 절반 문 닫을 것”

입력 2024-0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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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모집난 심화에 적자운영·재정결손 불어나 폐교 이어져
퇴로 위한 사학구조개선법 계류… 이주호 “4월 국회통과 희망”

▲ 대학 폐교 현황(2024년 2월 29일 기준) (한국사학진흥재단)

강원 태백시 전문대학인 강원관광대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2000년 광주예술대 이후 폐교 사태를 맞는 22번째 대학이 됐다. 전문가들은 “2040년엔 지방대 절반 이상이 학생을 모집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지역인재육성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 발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아 수 25만명·대학입학정원 47만명(2022년 기준)’이 유지될 경우, 2040년 초에는 50% 이상의 대학이 신입생을 채울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폐교 대학 대부분 지방…수도권, 대학원대학 단 2곳 문 닫아"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국에서 문을 닫은 대학은 최근 강원관광대(2024년 2월 29일 기준)를 포함해 22곳이다. 이 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대학은 2곳(인제대학원대학교·계약신학대학원대학교)에 불과했다. 폐교 대학들은 대부분 신입생 모집난에 따른 적자 운영과 재정 결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문을 닫았다.

최근 폐교 결정이 난 강원 태백 강원관광대는 1995년 태백시의 첫 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 등 신입생 모집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21학년도부터는 간호학과만 남겨놓고 나머지 과를 모두 폐과했는데, 2023학년도에는 간호학과마저 모집정원(98명)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문을 닫은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는 무리한 4년제 대학 추진과 경영진 비리, 교육부의 대학평가 철퇴 등으로 폐교했으나, 그 바탕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경쟁력 하락이 깔려 있다. 2018년 738명이던 한국국제대 정원은 폐교 당시 393명으로 줄었고 신입생은 27명, 충원율 6.9%에 그쳤다.

보고서는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 발전방안으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재정립 △지역균형발전 전담 주무행정부처 설치 △대학 재정투자 확대 △대학운영 거버넌스 개편 등을 제시했다.

‘사학구조개선법’ 두고 “대학 퇴로 열어주자” vs “비리사학 ‘먹튀’ 우려”

앞서 교육부는 2013년부터 경영위기 대학에는 정부 지원금을 끊는 방식으로 퇴출을 촉진해왔다. 그런데 현행법상 사립대가 문 닫으면 학교 재산은 모두 국가로 귀속되기 때문에 설립자는 최대한 버티려는 입장이다. 여당은 경영위기 대학에 퇴로를 열어주려고 폐교 때 빚을 청산하고 남은 재산 일부(30%)를 설립자에게 ‘해산장려금’으로 주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관련 법안(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안) 4건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학생 수가 급감해 등록금 수입 감소로 재정난에 처한 대다수 대학에 퇴로를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반면, 야당에서는 사학이 경영비리로 재정난에 처하는 경우도 있는데 책임 있는 이들에게 해산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인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이 오는 4월까지는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강원관광대를 다니는 총 327명의 학생들은 인근 대학인 강동대와 강릉영동대로 특별편입이 추진된다. 교육부는 특별편입학을 놓치는 강원관광대 학생이 없도록 관계기관에 연락 등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학적부 기록을 넘겨받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을 통해 졸업생들의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조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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