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투자 감소에도 남몰래 성장 中
이차전지 업계 투자 감소로 대표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이 감소했지만 유진테크놀로지는 수주확대로 영업이익 3배가 급증했다.
삼성SDI에 배터리 노칭금형 독점, LG에너지솔루션에는 노칭금형 부품의 60% 공급에 이어 SK온까지 품질 테스트 통과한 이후 유진테크놀로지는 공급을 시작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로 매출처가 확장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노칭 금형은 일정 수준 이상 타발(커팅)하면 유지ㆍ보수ㆍ교체가 필요해, 한 번 납품을 시작하면 지속적인 수주로 이어져 지속적인 매출이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진테크놀로지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5억 원(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매출액은 398억 원에서 472억 원으로 18.7%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주 확대와 매출액이 증가했다”라며 “이에 따른 이익률 증가 효과와 원가절감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진테크놀로지의 주력은 노칭금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양ㆍ음극의 활물질이 코팅된 전극판을 셀 형태로 자르는 노칭머신에 사용된다.
삼성SDI에 노칭금형을 독점 공급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에는 노칭금형 부품 중 60%를 납품하는 유진테크놀로지는 SK온에도 양산테스트를 통과해 국내 배터리 3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난해 이차전지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들이 실적이 주춤한 한 해였다. 이차전지 장비 투자와 직결되는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배터리 수요도 동반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소형 이차전지 기업 중 실적 하락 기업이 늘어났고, 최전방에 있는 배터리 제조사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조14억 원, 영업이익 3382억 원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액은 2022년 4분기(8조5375억 원)보다 6.3%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SDI도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조5648억 원, 영업이익 3118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각각 6.7%, 36.5% 쪼그라들었다.
SK온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12조8972억 원, 영업손실 5818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매출은 69.3% 증가했고, 영업 적자 폭은 축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영업손실은 186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9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전기차의 수요감소가 이차전지 투자감소를 불러왔고, 대표 배터리업체들의 실적도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차전지 양극ㆍ음극 박판 필름 노칭(절삭) 금형과 양극재와 음극재 롤을 끊는 나이프유닛 등을 공급하는 유진테크놀로지는 정밀 기계부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매출 증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유진테크놀로지는 노칭금형이 장착되는 노칭프레스도 직접 개발ㆍ납품하고 있다. 노칭 금형과 노칭프레스는 신규 공급부터 유지·보수 매출과 추가 수주까지 이어지는 구조라 한 번 공급하기 시작하면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일시적인 전기차의 수요 감소에도 향후 2030년까지 친환경 자동차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과 직결된다.
코트라의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및 수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차전지 시장 규모를 942억 달러(125조2389억 원)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10.9% 성장해 2160억 달러(287조17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