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시대, 코스피 지수는 UP 내 종목은 DOWN...개인투자자 울상

입력 2024-02-13 15:55수정 2024-02-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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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주가치 제고 카드에 코스피 반등...장중 전고점 눈앞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사실상 '전멸'...저PBR 종목 외면
개인은 9조521억 원 순매도 vs 외인 7조5355억 원·기관 1조7726억 원 쌍끌이 매수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민생토론회 주요내용 관련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올해 초 증시의 화두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가진 종목 일명 ‘저PBR주’ 찾기다. 정부의 기업 가치 제고 프로젝트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소식에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본시장을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은 발표 이후 순매수한 종목에서 코스피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주주가치 제고' 카드로 코스피 단기 반등 성공

올해 들어 코스피는 하향세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연말 2600선을 가볍게 돌파하며 3000선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2670선을 마지막으로 11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달 17일엔 2440선까지 무너졌다.

다만 하락세는 거기까지였다.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 카드를 꺼내 들면서다. 2440선이 무너지던 날 열린 토론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PBR이 낮은 기업은 기업 가치를 어떻게 높일지 공시하게 유도하는 제도를 운용하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기업 가치가 유사한 외국기업에 비해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다음날인 18일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를 멈추기 시작했고, 이후 천천히 반등에 나서 이달 13일 기준 올해 첫 거래일 장중 전고점인 2675.80을 26.16포인트 남긴 2649.64포인트에 장을 마치면서 단기적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사실상 '전멸'...저PBR 종목 외면했다

하지만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들을 분석해본 결과 상위 10개 종목 중 코스피 지수 상승률(8.77%)을 넘어선 종목은 단 한 종목도 없었다. 오히려 10% 넘는 하락률을 보이는 종목이 많았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종목 (한국거래소)

우선,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NAVER로 4059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삼성SDI, 3위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엘앤에프로 각각 1766억 원, 1107억 원을 순매수했다. 1위인 NAVER의 경우 6.39% 하락했으며, 삼성SDI는 3.17% 상승했지만, 엘앤에프의 경우 이전상장 기대감까지 사라지며 28.86% 급락했다.

이외 종목의 성적은 더 좋지 못하다. 896억 원을 순매수해 4위에 오른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13.87% 하락했고, 5위 현대오토에버(-10.30%), 6위 하이브(-8.05%) 등도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0.90%) △삼성전기(0.43%) △LG이노텍(-1.71%) △SK이노베이션(4.24%) 등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넘지 못하거나 오히려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저PBR정책 시행 기대감에 PBR이 낮은 종목 위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코스피 지수는 크게 반등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이와 반대로 성장주를 사들이면서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개인투자자 상위 10개 종목 중 SK이노베이션(0.56배)을 제외하고 모두 PBR이 1배가 넘는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상위 종목 중 PBR이 1배가 되지 않은 종목들은 △현대차(1위·1조8567억 원) △KB금융(5위·3684억 원) △하나금융지주(7위·2687억 원) △신한지주(8위·2654억 원) △SK스퀘어(10위·2135억 원) 등 수두룩하다.

코스피 지수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봐도 개인투자자들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은 9조521억 원을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은 7조5355억 원, 기관은 1조7726억 원 규모로 쌍끌이 매수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증시 ‘저PBR’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저PBR 종목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전 공격적인 외국인 투자자의 저PBR주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같은 저PBR주 중 주가가 상승한 종목과 하락한 종목의 차이는 재무건전성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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