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민간소비·건설투자·설비투자 줄줄이 하향
"中경제 더 둔화 시 성장률 2% 내외까지 하락 배제 못해"
올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기존 전망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지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내수 부진 여파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2.6%에서 2.5%로 0.1%포인트(p) 하향조정됐다.
KDI는 14일 '2월 경제전망 수정' 발표를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작년 11월 KDI의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된 올해 성장률 전망치(2.2%)와 같은 것이다.
2.2% 성장 전망은 정부(2.2%)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와 같고 한국은행(2.1%)보다 높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2.3%)보다는 낮다.
KDI는 기존 전망과 같이 올해 우리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출 회복세가 기존 전망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총수출(물량 기준·전년대비)은 반도체 경기 반등과 IMF(2.9%→3.1%), OECD(2.7%→2.9%)의 세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을 반영해 기존 전망(3.8%)보다 높은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수출 회복세 확대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기존 전망(430억 달러 내외)을 상회하는 56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달리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기존 전망보다 다소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소비의 경우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반영해 기존 전망(1.8%)보다 소폭 낮은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1.4%)는 부동산경기 하락을 반영해 기존 전망(-1.0%)보다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는 기존 전망(2.4%)보다 0.1%p 낮은 2.3% 증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내수 부문의 성장 전망치가 내리 하향 조정된 것이다.
올해 소비지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내수 증가세 둔화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인 2.6%에서 2.5%로 0.1%p 하향 조정했다. 특히 연말에는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2.4%에서 2.3%로 내렸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30대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인 21만 명에서 22만 명으로 상향조정했다.
KDI는 우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중동지역 분쟁 격화, 중국 부동산경기 급락 등을 꼽았다.
정 실장은 "중동지역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유가 상승, 운송 차질 등이 발생하면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시장 급락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 보인다"며 "만약 중국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경우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 내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내적으로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투자의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정 실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겠으나, 향후 관련 부문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실물경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