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반도체주 강세가 견인
역사적 고점 달성 가시권
15일 아시아증시에서 일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이날 처음으로 3만8000선을 돌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4.62포인트(1.21%) 상승한 3만8157.9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3만8000대에 올라선 것은 거품경제 때인 1990년 1월 11일 이후 약 34년 1개월 만이다. 지수는 장중 3만8188.74까지 치솟기도 했다. 13일 장중 3만8000선을 넘고 나서 전날 주춤한 뒤 다시 기록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중국 증시는 이날 휴장했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548.50포인트(3.03%) 하락한 1만8644.57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4시 50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70.97포인트(0.45%) 상승한 1만5950.35에, 싱가포르 ST지수는 36.66포인트(1.16%) 오른 3175.73에, 인도 센섹스지수는 7.57포인트(0.01%) 하락한 7만1815.26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흐름을 이어 간 일본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폭넓은 매수세가 유입됐다. 실제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5% 뛴 3만5210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어드밴테스트와 신에츠화학공업도 각각 2%, 3.2% 올랐다. 이들 3개사는 이날 닛케이지수를 22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반도체업종 외에도 작년 4분기 결산 발표 시기를 맞아 실적이 양호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했다. 전날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내놓은 보험업체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 도쿄해상홀딩스가 5.9%, 솜포홀딩스가 6.4%, MS&AD보험그룹이 13.8% 각각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전날 실적을 발표한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도 주가가 이날 15.8% 폭등했다. 라쿠텐은 지난해 3394억 엔(약 3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동통신 사업부 영업손실이 전년의 4792억 엔에서 3375억 엔으로 줄었다는 소식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도쿄 증시가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종가 기준 고점 3만8915.87과 장중 고점 3만8957.44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일본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미국 증시의 기록적인 강세와 함께 엔화 약세 및 이에 따른 기업 호실적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아울러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연율 환산으로 0.4% 감소한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기술적 경기침체라는 진단에 따라 일본은행(BOJ)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미즈호증권의 야스히코 구라모치 시장 전략가는 “현재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향후 이익 증가 전망도 견실하다”며 “닛케이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도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