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정규직 전환, 통상임금
논의…최종관문은 국민연금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내달 취임을 앞둔 가운데 ‘조직의 안정’과 ‘미래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중점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장 후보는 내달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10대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다만 대내외적 난관이 산적해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여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만남이 극적 타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조는 19일 장 후보와 회장 인수위원회에 조건 없는 만남에 대한 의사를 전달했다. 노조 측이 밝힌 마감 기한은 23일까지다.
노조 측은 “현재 포스코 그룹은 각종 규제와 사업 다변화의 격류 속에서 수뇌부들의 윤리 리스크까지 떠안은 상태로 다음 선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노조 역시 후보와 대화를 통해 후추위에서 평가한 리더십과 함께 철강업을 존중하며 노동조합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면담이 성사될 경우 사내 하청 근로자 정규직 전환 이행, 통상임금 협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창립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였던 만큼 노조의 대화 제의를 뿌리쳐 괜한 갈등을 초래하지 않으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라는 마지막 관문도 넘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6.71%를 소유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포스코 회장 선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회장 선임 과정 초기부터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차기 회장 인선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제동을 걸어 주목받았다. 해당 발언이 나온 직후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정우 현 회장을 내부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당한 주주권 행사가 아닌 비공식적인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불경기가 심화하면서 실적 개선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 건설경기 부진으로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주목받던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도 전방 수요 둔화와 핵심 원자재인 메탈 가격 하락으로 줄줄이 실적 부진에 빠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자문 역할까지 맡아온 포스코 출신 엔지니어로 철강ㆍ이차전지산업 이해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다”며 “외풍에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보여야 직원들도 믿고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