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원고 승소…대법 “해당 여부 입증 부족” 파기환송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185만 원 이하 예금채권에 대해선 압류가 금지되지만,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지는 채무 당사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8일 A 씨가 국민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했고, 대부업체는 원고에 대한 850여만 원의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국민은행 등을 상대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2012년 9월 현재 및 장래 예금채권 중 180만 원에 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인용했고, A 씨의 국민은행 예금계좌에 들어있던 155만 원은 압류됐다.
이에 A 씨는 최저생계비 150만 원 미만을 압류금지채권으로 정한 당시 민사집행법을 근거로 예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1심, 2심은 “압류금지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한 원고의 지급 청구를 거절하기 위해서는 피고 측이 압류금지 금액 범위까지 압류 명령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만한 사정을 증명해야 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은행 측은 “압류명령을 받은 여러 금융기관 중 하나로써, 개별 금융기관의 예금액만으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이중지급의 위험도 있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대법원은 “민사집행법의 규정은 어느 한 계좌에 예치된 금액이 아니라 각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는 채무자 명의의 예금을 합산한 금액 중 일정 금액을 의미한다”며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며 반환을 구하는 경우, 해당 사실은 예금주인 채무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에 의해 압류된 각 계좌의 입출금 내역 등 추가 자료 제출이 없는 이상, 계좌에 남아있는 예금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고, 원고가 증명을 다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