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을 둘러싼 영풍과 고려아연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영풍이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말배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은 “이미 높은 주주환원율에도 불구하고 영풍 경영진을 위해 과도한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25일 “고려아연은 이미 주주환원율이 76.3%로 높은 수준인데, 영풍이 무려 96%에 육박하는 과도한 주주환원율을 요구하고 있다”며 “영풍의 주장은 고려아연 주주가 아니라 고려아연 배당금이 없으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할 수 없는 영풍 경영진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최근 5년간 배당 내역 추이를 살펴보면 고려아연의 총배당금액은 2018년 1767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 3973억 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금 대비 배당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 역시 연결 순이익 기준 모두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코로나19, 고금리 상황 속에도 최근 5년간 배당금, 배당성향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했다.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 금액을 더한 주주환원액은 4027억 원으로, 주주환원율로 환산하면 76.3%에 이른다. KB증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국내 기업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29%에 그친다.
고려아연은 향후 3년간 배당성향 목표 설정 및 연 1회 중간배당 추진, 자사주 취득 및 소각, 주주 및 투자자 소통 강화, 이사회 독립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 공시 강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배당주로 유명한 기업”이라며 “자발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고 꾸준히 주주환원율을 높여온 대표적인 주주친화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은 이미 고려아연이 도입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사항들”이라며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에 있어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