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북 통합으로 유동성 공급 및 시세 안정 효과
“중소형 거래소 간 통합 효과 적어”…대형거래소 필요
총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관련 공약 중 하나로 오더북(거래장부) 통합이 나왔다. 오더북 통합이 활성화된다면 개별 거래소의 생존 전략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2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4월에 예정된 총선을 겨냥해 여야가 가상자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21일 가상자산 공약 중 하나로 거래소 오더북 통합을 내놨다. 거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오더북 통합은 중소형 거래소들에게도 희소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타 거래소들과의 오더북 공유로 부족한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는 새로운 경영 정책을 세울 수 있다.
오더북 공유는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전 대다수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경영 전략이었다. 당시 업비트, 플라이빗 등 국내 거래소들은 비트렉스, 후오비 글로벌 등과 오더북을 공유해 부족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다만, 특금법 이후에는 해외 거래소들과의 오더북 공유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거래소들은 거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유동성은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이용할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대형 거래소에 비해 유동성이 적은 거래소를 이용하면 매매가 성사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이용에 불편함이 있어 다른 거래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만 원화 거래가 가능해졌다. 원화 거래 금지 또한 코인마켓 거래소 이용자 불편으로 이어져 거래량 하락이 발생해 중소형 거래소 경쟁력 하락의 배경이 됐다.
유통되는 코인 수량이 거래소마다 다를 경우 호가창도 다르게 형성돼 거래소마다 가격 차이가 나게 된다. 유동성 부족으로 호가창이 얇아질 경우 적은 횟수의 거래만으로도 시세가 바뀌고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어 투자자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오더북 공유로 유동성이 공급된다면 얇은 호가창으로 인한 피해 우려가 적어질 수 있다.
유동성이 대형 거래소에 비해 크게 부족한 중소형 거래소의 경우 오더북 공유로 부족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거래량 상승도 노려볼 수 있다. 동시에 시세 변경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안이 마련된다.
다만, 중소형 거래소 입장에서 실제로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대형 거래소와의 오더북이 공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금법에 따르면 △다른 가상자산 사업자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를 거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할 경우 △가상자산 사업자가 자신의 고객과 거래한 다른 가상자산 사업자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 등에는 오더북 공유가 가능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거래소와는 오더북 공유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거래량이 부족한 거래소들끼리 공유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며 “법으로 강제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대형 거래소에서 오더북 공유를 해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