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과 비교하면 BCI 연구의 완성도나 기술 수준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최근 연구 흐름도 대형 언어 모델(LLM)과 딥러닝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BCI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27일 BCI 국제학술대회에서 만난 이성환 BCI 국제학술대회 공동조직위원장(고려대 인공지능대학원장)의 말이다. 올해로 12회째인 BCI(Brain-Computer Interface, BCI) 학회가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렸다. 이 학회는 고려대 인공지능 연구원과 베를린 공과대학 머신 러닝 연구소 주최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린다.
BCI 학회는 국내외 석‧박사들이 BCI 관련 최신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이 위원장이 2013년 학회를 처음 만든 후 10년 넘게 지속되며 세계 3대 BCI 학회로 자리 잡았다. 이 위원장은 “국제 학술대회 중 가장 오래된, 국내 유일 BCI 학회다. BCI 이론 및 응용에 대한 다양한 분야를 다루며 국내외 교수, 대학원생, 기업 등 산학이 참가한다”고 소개했다.
BCI는 뇌파를 이용해 외부에 있는 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해 연결하는 기술이다. 뇌에 칩을 이식하는 침습형과 머리 밖에서 뇌파를 측정해 뇌의 신호를 읽는 비침습형으로 구분된다. 개념은 1970년대 등장했지만,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뇌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목받았다.
BCI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현장에서도 BCI에 대한 반응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자는 학회가 가장 붐빈다는 2일 차에 현장을 찾았다. 학회장은 컨벤션타워 5층 한쪽에 마련돼 있다. 학회장 초입에는 대학원생들이 연구한 포스터가 전시돼 있고, 우수 논문을 발표하는 행사장 안은 BCI 연구 동향을 듣기 위한 관계자로 가득 찼다.
고려대 뇌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서현 씨는 “원래 BCI에 관심이 있었는데, 학부생 시절 학회에 처음 참가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BCI를 중점적으로 하는 학회가 없는데 여기서는 많은 연구를 공유하고 발표하다 보니 BCI 흐름을 알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인공지능학과에서 BCI를 연구 중이라는 엘리사는 “올해로 학회에 두 번째 참가하는데, 내가 연구하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여러 BCI 분야를 볼 수 있어 좋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학회에선 BCI에 관한 다양한 주제가 발표됐지만, AI 기반의 BCI 연구가 주목받았다. 이 위원장은 “BCI 연구도 흐름이 있다. 최근에는 대형 언어 모델과 딥러닝을 이용한 BCI 연구가 활발하다”며 “AI를 사용하면 BCI 성능이 더 좋아 이와 관련된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이 위원장은 “국내 BCI 연구 완성도나 기술의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 해외 유명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며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자부심이 크고 보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현재 BCI는 뇌를 읽는 수준인데, 궁극적으로 발전하려면 읽어내는 것에 더해 쓰는 것도 해야한다”며 “BCI가 사람과 결합해 기존에 풀지 못한 문제를 풀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움 되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