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피의자 이종섭 호주대사로…공수처 “여러 방안 검토”

입력 2024-03-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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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 이종섭 장관, 호주대사 임명
공수처, 출금 질문에 “국가 대표한 인사…일반 잡범 아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3일 서울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장관은 전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오른쪽은 최재해 감사원장.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 호주 대사로 임명되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기존 수사 계획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조치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출국금지 조치 여부에 대해선 “개인적인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이 전 장관 측과 출국이나 조사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분이 국방의 총책임자였고, 지금은 국가를 대표해서 가는 거로 임명된 분이다. 고위공직자라는 책임성도 분명히 있는 것인데, 일반 잡범처럼 할 수 없지 없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출국하기 전 조사를 받는다거나 추후 귀국해 조사를 받도록 사전에 협의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사건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 5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7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했고, 이 전 장관은 탄핵소추를 피하고자 사의를 밝힌 뒤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공수처는 올해 1월 16~17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사무실과 자택,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18일엔 김계환 사령관 집무실을 압수수색했고, 30일에는 용산구에 있는 국방부 검찰단, 조사본부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며 수사를 확대해 왔다.

이어 ‘윗선’으로 지목된 이 전 장관도 조만간 수사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이번 인사로 출국하게 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시민단체와 야권에서는 “외압을 은폐하기 위한 인사”라며 출국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박정훈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박 대령 관련) 재판에서 이 전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며 “호주가 엄청 먼 거리는 아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공수처도 소환조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어느 정도 수사를 진행한 단계에서 피의자 신분인데도 다른 나라 대사로 보낸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모종의 패널티를 줘야 하는 상황인데 챙겨준다는 건 오히려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다는 하나의 정황 증거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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