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뺀 금융기관 대출 1889조6000억…3분기 만에 증가폭 축소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작년 4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889조6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조9000억 원 증가했다. 산업별대출금은 작년 1분기(20조9000억 원), 2분기(24조8000억 원), 3분기(32조3000억 원) 증가하다가 작년 4분기에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통계는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을 제외한 여타 대출금을 산업별로 분류한 통계다. 주로 기업대출이지만 정부·공공기관에 대한 대출 등도 포함한다. 한은은 이번부터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공공및기타 등 예금은행 산업별대출금의 기업규모별 세분류 자료를 확충해 공표한다.

은행 유형별로는 예금은행(1350조5000억 원)의 대출 규모가 전분기보다 16조9000억 원 늘었다. 작년 1분기(17조4000억 원), 2분기(22조5000억 원), 3분기(30조4000억 원) 이후 3분기 만에 증가폭이 축소된 것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539조1000억 원)은 같은 기간 3조1000억 원 감소했다. 예금은행은 일반적인 은행을 말하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을 포함한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457조1000억 원)의 대출 규모는 6000억 원 줄었다. 운전자금 대출은 2조9000억 원 감소한 265조 원으로, 시설자금 대출은 2조3000억 원 증가한 192조10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예금은행에서 발생한 제조업 대출금은 1조4000억 원 증가한 420조4000억 원으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은 2조 원 줄어든 36조7000억 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제조업 시설자금은 이번 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제조업 대출이 감소한 것이 경기 둔화에 대한 신호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조업 시설자금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시설자금은 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1조 원대 후반이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대출금(1217조8000억 원)은 11조9000억 원 증가해 전분기(16조9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금융 및 보험업(149조6000억 원)은 1조6000억 원 증가했고, 부동산업(459조8000억 원) 역시 5조6000억 원 늘었는데 전분기(6조6000억 원)보다 그 폭이 줄었다.

서정석 팀장은 “금융·보험업은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 확대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부동산업은 부동산 거래량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건설업(103조2991억 원)의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은 8000억 원 감소했다. 건물건설 감소 등으로 자금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대출금은 16조9000억 원 증가했다. 연말 대출금 일시상환, 건전성 관리 등으로 전분기(30조4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대출태도 강화기조 등으로 대출금이 3조1000억 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