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실황영화 꾸준한 인기…"극장 주요 장르로 입지 굳혔다"

입력 2024-03-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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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콘서트 실황영화 인기…'전 세계적' 현상
임영웅ㆍ아이유 영화 '특수상영관' 매출 견인
기존 콘서트의 보완재 아닌 '대체재'로 거듭나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콘서트 실황영화 포스터 (CGV, 롯데시네마)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영화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CGV는 에픽하이 20주년 콘서트와 BTS 슈가의 첫 단독 콘서트 실황영화 공개를 앞두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의 첫 콘서트 실황영화 공개를 예고했다.

8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콘서트 실황영화를 통해 침체한 극장 산업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영화 특수상영 매출액은 1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9%(52억 원) 증가했다. 관객수는 116만 명으로 전년 대비 22.3%(21만 명) 늘었다.

지난해 공연 장르 매출액은 173억 원, 매출 점유율은 1.4%로 10위를 기록했다. 2019년 장르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매출액이다.

공연 장르 주요 상영작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61억 원),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21억 원),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20억 원) 등이다. 이 영화들은 모두 2023년 전체 극장 박스오피스 순위 5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ㆍ'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이례적 흥행 흐름 속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유의미한 수치다.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스틸컷 (CGV)

콘서트 실황영화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IMAX, ScreenX, 4D 등 특수상영관에서 주로 개봉했다. 팬들을 위한 응원봉 상영회, 싱어롱 상영회 등을 통해 엔데믹 시대에 관객을 극장으로 모을 수 있었다.

전체영화 기준으로 ScreenX 최고 매출액ㆍ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었다. 한국영화 중에서 IMAX 최고 매출액ㆍ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였다.

콘서트 실황영화의 인기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해 개봉한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는 전 세계적으로 2억6166만 달러(한화 약 3501억 원)를 벌어들였다. 이 영화는 역대 최다 수익을 올린 공연ㆍ콘서트 영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또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는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에서 103년 역사상 가장 높은 사전 예매율을 기록,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제치고 역대 최다 예매량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개봉 방식에 있었다. 영화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 극장 체인인 AMC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영화를 개봉했다는 점이다. 제작-배급-극장 체인을 통해 이뤄지는 기존의 개봉 시스템을 무너뜨린 것.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오페라ㆍ뮤지컬뿐만 아니라 콘서트 실황영화 비중이 크게 늘었다"라며 "실황영화는 직접 콘서트를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생겨난 일종의 보완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체재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서트보다 티켓값이 저렴하고, 콘서트 못지않은 음향과 대형 스크린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가 관객들을 자극하고 있다"라며 "이제 콘서트 실황영화는 극장에서 주요한 장르이자 간과할 수 없는 흥행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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