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전쟁터된 韓…엔저현상에 日 직구 수요↑
롯데면세점도 도전장…오프라인과 협업
'엔저' 현상으로 일본 직구 시장 규모 44%↑
한국 쇼핑 시장이 직접구매(직구) 시장의 요충지가 되고 있다. 중국 직구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공습에 국내 유통업계가 일본 직구 서비스에 돌입하며 맞불을 놓는 기세다.
12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직구 서비스 ‘로켓직구’ 적용 지역을 일본으로 확대했다. 그간 쿠팡은 미국, 중국, 홍콩 상품만을 대상으로 직구 서비스를 적용해왔다. 쿠팡 로켓직구를 통해 닛신(Nissin), 메이지(Meiji) 등 식품, 센카(Senka), 비오레(Biore) 등 생활용품·뷰티 상품, 이시다(Ishida) 등 홈·키친 브랜드, 지브라(Zebra) 등 도서·문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에겐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면세업계도 일본 직구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12월 일본 도쿄 롯데면세점 긴자점과 협업, 자체 온라인 직구몰, ‘긴자 일본직구’를 열었다. 면세사업자가 직구 사업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긴자 일본직구 상품은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에서 주문하면 평균 5일 이내 받아볼 수 있고 최소 주문 금액은 5만 원, 배송비는 무료다. 현재 긴자 일본직구의 회원 수는 약 2만5000명이다. 월 매출은 전월 대비 50%씩 성장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긴자 일본직구의 상품 종류 수(SKU)를 기존(730개) 대비 1000개로 늘리고 제휴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커넥트웨이브의 해외법인 몰테일도 일본 직구 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 몰테일은 일본 도쿄에 구축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배송ㆍ구매대행(다해줌, 사줘요) 서비스와 함께 자사몰 플랫폼 비타트라 일본과 테일리스트 등을 통해 판매도 직접하고 있다. 커넥트웨이브에 따르면 몰테일의 지난해 일본 직구 매출은 전년 대비 17%, 직구 건수는 13% 증가했다.
큐텐 연합군인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도 모회사 큐텐을 활용, 일본 직구 서비스에 나섰다. 티몬은 최근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열고 1100여개 일본 직구 상품을 판매 중이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와 구축한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T프라임을 앞세워 무료배송, 5일 이내 도착을 제공 중이다.
국내 유통업체가 일본 직구에 집중하는 것은 엔저(엔화 약세 현상)에 따른 일본 직구 상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직구 시장 규모는 4741억6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1% 신장했다. 엔저 현상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무려 44.1% 늘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알리, 테무 등 중국 직구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가 거세지자, 매출 창구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월 알리 앱 사용자 수는 818만 명으로 11번가(736만 명)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테무도 581만 명으로 G마켓(553만 명)을 누르고 4위에 올랐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일본 상품 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건 엔저 현상에 따른 소비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이유”라면서 “중국외 지역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