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위성에 러 ‘발사체 기술’ 이전 전망
대중 관계서 입지 강화 노린다는 분석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대통령 선거 당선 직후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 연습 기간을 포함, 한 달 넘게 잠잠했던 북한이 도발을 재개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날 오전 7~8시께 3발의 탄도미사일을 북동쪽으로 발사했으며 모두 한반도 동해안 근처에 있는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러시아 대선 등 중요 정치 행사를 배려해 도발을 자제했던 북한이 행사가 마무리된 시점을 노려 도발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나아가 러시아와 밀착관계를 더 강화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중국과 관계에서는 ‘입지 강화’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소리(VOA)와 외교권위지 포린어페어 등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북한은 작년 하반기부터 북ㆍ중ㆍ러 3국 동맹에서 러시아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VOA는 “이를 지켜보는 중국의 딜레마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한 제재를 반대하는 동시에 석유와 가스 등 자원 교류를 지속해 왔다. 자연스레 종속관계도 형성됐다.
다만 북ㆍ중ㆍ러 3국 관계가 확대하면서 북한이 치밀한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외교 권위지 포린어페어는 “지난해부터 러시아와의 밀착관계를 확대해온 북한이 이를 활용해 대중(對中) 관계에서 입지 강화를 노리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전쟁을 지속 중인 러시아는 갖가지 국제사회 제재에 가로막혀 있다. 팽팽한 전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결국 북한에서 탄환까지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는 자국의 우주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발사체 기술을 북한 정찰위성에 이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은 러시아산 고급 리무진 ‘아우르스’를 직접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하는 등 친밀감까지 나타냈다.
러시아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14일 ‘북ㆍ러 정부 간 경제ㆍ문화협력 협정 체결 75주년’을 맞아 “북한과 러시아의 전통적인 우애와 협력 관계가 유례없는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것과 관련해 중국 당국은 우려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VOA는 이점을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이에 무기 거래가 지속할 경우 한반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중국이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중국 양회와 러시아 대선 등을 고려해 주변국이 불편해할 만한 도발을 자제하다가 러시아 대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탄도미사일을 쏜 모양새”라며 “북한이 최근 대외환경을 외교 코드에 잘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