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주목을 받는 ‘반도체 벨트’ 중 한 지역인 경기 평택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최근 용산발 리스크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도권 위기론’이 거세진 탓으로 보인다.
21일 경기 평택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평택 갑‧을‧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가 발표한 평택갑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후보가 52.1%, 국민의힘 한무경 후보가 34.9%였다. 뒤이어 진보당 신미정 후보 4.7%, 개혁신당 정국진 후보 2.1%, 자유통일당 곽동석 후보 1.1% 순이었다. 민주당 홍 후보가 국민의힘 한 후보를 17.2%p 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평택을의 경우 민주당 이병진 후보가 48%, 국민의힘 정우성 후보가 36.3%, 새로운미래 오명근 후보가 6%로 나타났다. 민주당 이 후보와 국민의힘 정 후보의 차는 11.7%p 차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이번에 분구돼 신설된 평택병 역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후보가 49.5%를 얻어 지역구 현역인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38.1%)를 11.4%p 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어 개혁신당 유지훈 후보 3.6%, 새로운미래 전용태 후보 1.4%, 우리공화당 최민선 후보 0.3% 등이었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은폐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언론인 회칼’ 발언이 더해지면서 여권에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평택의 경우에는 민주당 텃밭이라 볼 수 없는 지역”이라며 “최근 이 대사와 황 수석 논란이 휩쓸면서 수도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 때는 민주당(평택갑)과 국민의힘(평택을)이 한 석씩 나눠 가졌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공약’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송석준 경기도당위원장(이천)을 비롯한 수원·성남·용인·평택·화성·오산 등 경기 남부권 국민의힘 예비후보 22명은 18일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반도체 산업 발전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용인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 평택 고덕산단, 수원·용인·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캠퍼스, 이천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메가시티를 만들어 미래 첨단전략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세를 몰아 ‘정권 심판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평택을 찾아 홍기원·이병진·김현정 후보와 함께 현장 유세를 펼쳤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국민을 두려워하기는커녕 국민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국민을 정말 뭐로 보고 있다”며 “자기 가족들 범죄 혐의 감추느라 검찰·경찰 장악하고, 특별법 만들어도 거부권 행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나라가 윤석열의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왕인가”라며 “우리가 지배자를 뽑았나, 통치자를 뽑았나”라고 쏘아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100% 휴대전화 ARS 조사방식으로 시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p다. 응답률은 갑 7.0%, 을 6.6%, 병 6.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