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은 조수진 변호사의 과거 성범죄 사건 가해자 변호 이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과 여성단체는 물론 당내에서도 사퇴 압박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도부는 에둘러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우리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며 공천 유지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21일 광주 전남대 후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변호사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 해괴한 후보 많지 않나"라며 "부동산 투기꾼, 막말 잘하는 사람들, 특히 대한민국 국민인지 의심스러운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어 "이토 히로부미가 훌륭한 인재라는 생각을 입 밖에 내는 사람도 있다"며 "그런 국민의힘 후보는 국가관이 의심스럽다. 그런 후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이는 성일종 국민의힘 충남 서산태안 후보의 관련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한편 조 변호사는 과거 다수의 성범죄 등 사건에서 가해자 변호를 맡아 논란이 됐다. 지난해 미성년 아동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피고인을 변호하며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8년에는 만취 상태로 항거불능 여성 B씨를 강간한 남성 측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조 변호사를 포함한 변호인단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관계를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남성은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그 밖에 여성 200여명의 몰카를 찍은 남성이나 임금 체불 업주의 변호를 맡은 이력도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에서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에 2차 가해를 한 행동이 저 당(민주당)에선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변호사의 문제적 언행은 우리 당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적었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19일 "조 변호사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