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원자재가 하락 반영 않으면…정부가 역할 할 수 있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정부의 물가 부담 완화 노력을 언급하는 한편, 한국 경제 회복세도 전망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2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민 체감 물가가 높은데 채소, 과일류가 대표적"이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2%대로 떨어져 상당히 안정화돼 있지만, 현재 물가 흐름은 특정 품목 수급 상황이 관련돼 있다. 최근 급등했던 신선식품 수급 개선이 중요해 개선 노력이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납품 단가 재정 지원 중인 점을 언급한 성 실장은 "품목에 따라 물가 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14~15일 정도를 계기로 주요 품목 가격 하락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 18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정부의 물가 개선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점도 밝혔다.

대통령실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식품 기업에 대한 압박 가능성도 내비쳤다. 성 실장은 "개별적인 품목에 대해 가격을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국제 원자재 가격 흐름상에서 가격 하락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그것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독점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그런 품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어느 정도 독점력을 가지고 있으면 독점 이윤을 변화시키는 형태를 통해 가격이 전가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가 있다"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전, 최근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최대 33만 원으로 올린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독점적 영향력이 있는 기업에 정부가 일정 부분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성 실장은 "입법부와 협력을 통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쟁을 강화하고 오히려 독점적인 기업의 이득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은 줄여나가는 작업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통신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올해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성 실장은 "최근 반도체 경기 개선이, 특히 메모리 분야는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나, 현재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성 실장은 4월 '부동산발 경제 위기'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 단연코 말할 수 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설에 성 실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금리 환경, 건설시장 여건"이라며 "다행히도 금리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기준금리가 변화하지 않았는데도 개선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 시장 안정화 등이 이뤄지고 있어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대출 연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감독 당국에서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성 실장은 한국 기업이 증시에서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노력에 대해 "세금 부담 완화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같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