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 대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 배경에 우크라이나 개입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수사당국과 보안기관 수뇌부 등이 참석한 안보회의에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자 테러와 관련해 “이 범죄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테러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범행임을 처음으로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테러에 우크라이나가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누가 지시했는지를 알고 싶다. 이 잔학 행위는 러시아와 싸워 온 우크라이나 측의 일련의 음모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는 점을 들어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과 같은 협박 행위는 이 흐름과 논리적으로 일치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시 콘서트홀에서는 지난 22일 총격 및 방화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39명이 죽고 182명이 다쳤다고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사건 발생 당일 총격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와의 연루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를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