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대장동 재판 출석을 앞두고 "검찰이 이재명, 야당 대표의 손발을 묶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게 검찰독재국가의 실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판 문제는 법원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문제다. 이 재판은 제가 없어도 된다"며 "유동규에 대한 검찰 신문과 이재명 반대 신문이 끝났고, 정진상 피고인의 반대 신문을 하는 것이어서 저는 가서 하루종일 남 재판 구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참석하지 않아도 재판은 전혀 지연되지 않는데 굳이 검찰이 이재명이 있어야 한다고 우긴다"며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아현역 방문은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서대문갑 공천을 받은 김동아 후보 지원차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서대문갑 현역 우상호 의원도 동행했다. 우 의원은 "공당 대표가 선거운동을 하는 와중에 계속 재판이 진행되는 건 부당하다"며 "계속 본격적인 선거 일정이 시작되는데 우리 대표를 계속 재판 불러내는 것은 명백한 선거 방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현역 방문에 앞서 출연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유동규 증인 신문은 저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가만히 남의 신문을 구경하는 것이다. 제가 없어도 재판이 전혀 지연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손발을 묶겠다는 의도다. 권투하는데 한 손을 묶고 하면 이기기 쉽다. 발도 묶어놓고 때리면 재밌을 것"이라며 "이재명 손발 묶어서 법정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해도 그 이상으로 국민과 지지자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대해 "생존 투쟁이자 역사적 분수령을 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 얼마나 잘 살던 나라인가. 잘 살던 나라가 정치가 후퇴하면서 망해버렸다"고 했다.
이어 "더 퇴행하지 않게,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일단 살아남은 다음 뭘 할지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혐의 재판에 참석한다. 앞서 이 대표는 이달 19일 열린 관련 재판에 불참하며 22대 총선 지원을 이유로 재판 기일 연기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대표의 불출석이 지속될 경우 강제 소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