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으로만 가계에 3조 엔 유입…GDP 0.5%
기업 4분의 1, 역대 최대 순익 전망
도쿄증권거래소 PBR 개혁도 영향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달 말 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가 끝나는 일본 상장사 2300개사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친 주주환원 총액은 약 25조 엔(약 221조4650억 원)으로 집계돼 2년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이 확실해졌다.
구체적으로는 배당 총액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약 15조9000억 엔, 자사주 매입 규모는 9% 늘어난 약 9조3000억 엔으로 둘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배당은 작년 말 이후 360개사가 상향 조정하면서 이전 계획보다 약 2000억 엔이 늘어났다. 일본 대표 백화점 체인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는 이번 회계연도 배당금을 전년의 2배 이상인 주당 32엔으로 책정했다. 니스이(구 일본수산) 역시 배당액이 3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JR동일본은 4년 만에 배당을 늘릴 방침이다. 상장사 주식의 약 20%를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 배당금만 단순 계산해도 약 3조 엔이 가계로 유입된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0.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사주 매입도 1월 이후 약 1조4200억 엔의 취득 범위가 새로 설정되는 등 기업들이 회계연도 종료에 앞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호실적이 있다. 도쿄증시 프라임에 소속된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엔화 약세와 가격 인상, 유동성 회복 등에 따라 전년보다 13% 증가, 3년 연속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수 기준으로도 4개사 중 1개사가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개혁도 주주 환원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도쿄증권거래소는 PBR 상승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들에 투자자의 기대 수익률을 의식한 경영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본 효율성 개선을 위해 자기자본을 압축할 필요가 있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올해 순이익 대비 총 환원액 비율은 54%로 전년 대비 2%포인트(p) 낮아졌다. 순이익 증가율만큼 총환원액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13% 증가한 반면 총 환원액은 7% 증가에 그쳤다. 이 비율은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기업보다 낮다. 또 금융 등을 제외한 일본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작년 말 기준 약 106조 엔으로 역대 최대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