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리그 출신 공격수의 A매치 데뷔골. K3리그 출신 박진섭이 ‘인생 드라마’를 썼다.
박진섭(전북)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태국을 상대로 후반 37분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렸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수의 크로스를 김민재가 머리로 연결, 박진섭이 문전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박진섭의 쐐기 골로 3-0 대승을 완성했다.
박진섭은 골이 들어간 직후 무릎을 꿇은 뒤 두 팔을 번쩍 드는 세레머니를 보였다. 그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 너무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김)민재가 다 만들어 준거라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데뷔골도 데뷔골이지만, 힘든 원정 경기였는데 골도 많이 들어가고 대승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인생 드라마’를 썼다. 박진섭은 2017년 한국 축구의 3부 리그 격인 K3리그 대전 코레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미드필더로서 득점 2위에 오른 활약을 바탕으로 2018년 K리그2(2부) 안산 그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22시즌에는 K리그1 전북 현대로 이적하며 다시 한번 신화를 썼다. 첫 시즌에 주전 중앙수비수 자리를 차지한 데 이어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에도 선정됐다.
박진섭은 더 나아가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지난해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중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박진섭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도 밟았다.
태국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황선홍호’는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진섭은 이날 귀국 현장에서 “원정 경기에도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었다”며 “데뷔골을 넣어서 너무나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골 넣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골 넣는 상상은 항상 해왔다. 실현이 돼서 감사하다”며 “꿈을 이뤘다. 실현이 가능할 수 있겠느냔 의문이 있었는데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진섭은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강조하며 “소속팀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유지한다면 내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