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2심에서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부산에서 생활하던 피고인 A씨는 2023년 2월들어 자신의 사채와 도박 문제로 약 3년간 사귄 여자친구 B씨와 헤어졌다.
재결합을 원했던 A씨는 B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집과 직장을 찾아갔고, B씨 언니 등 가족에게까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별한 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 A씨는 결국 20cm의 흉기를 들고 밤 10시 50분경 B씨의 집에 찾아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했다.
이후 “너 없으면 살 이유가 없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라고 말하며 자신의 손목을 그으려 했고 B씨가 이를 저지하자 근처에 있던 가위로 자신의 손목을 그었다.
이 같은 행위로 스토킹범죄 신고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자 A씨는 앙심을 품고 더 큰 범죄를 저지르기에 이른다. 흉기를 사 들고 B씨 직장을 찾아가 “나 큰맘 먹고 왔다, 니 주변 사람을 없앨까 니를 없앨까?”라고 협박하며 몽키스패너로 피해자 머리를 가격한 것이다. 이후 식도로도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2회가량 찔렀다.
때마침 피해자의 직장동료들이 위기 상황을 발견하고 달려와 살인 미수에 그쳤지만, 이 과정에서도 범행을 멈추지 않고 흉기를 사수하려 들어 상황을 저지하려던 피해자의 직장동료 C씨 손가락에도 자상을 입혔다. 직장동료 C씨는 충격으로 회사를 그만뒀다.
A씨는 이로써 주거침입, 특수상해, 특수협박, 스토킹범죄처벌등에관한벌률위반, 살인미수 등 다수의 혐의로 기소됐고, 2023년 9월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스토킹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 80시간, 보호관찰 5년 등 부수처분도 따라왔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주거침입, 특수협박, 스토킹범죄를 반복하다 결국 살인 미수 범행까지 저질렀다”면서 “범행의 동기나 경위, 태양, 피고인의 성향, 범죄전력 등에 비추어 향후에도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이 사건 이전에도 폭력범죄를 저지른 전과 2범인 점, 범행 방법이 잔혹하고 대담한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
A씨는 범행 당시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충동조절장애를 앓았다거나 그에 관한 치료를 받았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다”며 기각했다. 이날 상고를 기각한 대법원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