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배상·상생금융에 발목잡힌 금융지주 1분기 실적 '뚝↓'

입력 2024-04-02 05:00수정 2024-04-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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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배상·상생 지출 가장 많아
순이익 -10.6%로 최대폭 감소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뺏을수도
하나 VS 신한 '리딩뱅크' 경쟁 치열

(그래픽=이진영 기자 jy101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과 상생금융에 따른 영향으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이 영향으로 금융지주별 지출 비용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4889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1분기(4조9015억 원)보다 8.4%(4126억 원) 줄어든 것이다.

금융지주별로 KB금융이 1조3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4976억 원) 대비 10.6%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한금융이 1조3338억 원, 하나금융 9974억 원, 우리금융이 81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9.5%, 10.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실적이 하락하는 데는 홍콩 ELS 손실에 대한 배상이나, 상생금융 시행에 따른 비용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콩 ELS를 판매한 은행들이 모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율배상을 결의한 가운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일부 투자자와 협의를 통해 이미 배상금 지급에 나섰다.

은행별 홍콩 ELS의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액은 △KB국민은행 4조7447억 원 △신한은행 1조3329억 원 △하나은행 7380억 원 △NH농협은행 7330억 원 △SC제일은행 6187억 원 △우리은행 249억 원 순이다. 은행별로 현재 5700선에 머물러 있는 홍콩H지수를 고려하면 상반기 만기 도래분의 손실률 50%,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평균 손실 배상률 40%를 적용하면 상반기 배상액만 1조6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9489억 원 △신한은행 2666억 원 △하나은행 1476억 원 △농협은행 1466억 원 △제일은행 1237억 원 △우리은행 50억 원이다.

배상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의 경우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장 1분기에는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수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배상 추진 속도에 따라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신한금융이 다시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3조476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한 가운데, 국민은행 3조2615억 원, 신한은행 3조677억 원, 우리은행은 2조525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국민은행은 경쟁 구도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생금융 지출도 관건이다. 은행권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민생금융지원 이자 환급프로그램을 통해 1조5000억 원을 환급한다. 또한, 이달부터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을 포함해 소상공인,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6000억 원 규모의 자율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은행별로 상생금융에 투입되는 비용만 국민은행이 3721억 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3557억 원, 신한은행 3067억 원, 우리은행 2758억 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 ELS 사태로 인한 은행권의 자율배상 추진과 상생금융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은행별로 회계 반영 시점을 어떻게 하는지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보다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리딩금융’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금융지주와 은행 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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