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ELS 녹인 우려…지난해 만기손실
지난해 연말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테슬라 주가에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와 테슬라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테슬라 주가는 29.23% 급락했다. S&P500 지수가 10.66% 뛰며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5%, 10% 넘게 올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이 주도하는 랠리에서 미국 대표 종목 중 하나인 테슬라가 소외되는 모습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이 기간 엔비디아는 80% 넘게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1조 달러 이상 불었다. 엔비디아와 함께 AI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수익률이 50%를 웃돌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쉽사리 놓지 않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3월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에 올라 있다. 순매수 액수는 8억3505만 달러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가 160달러 초반대까지 내려앉으며 저가 매수 심리가 자극돼 매수세가 단절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려 요소는 또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대해서도 녹인(Knock-in) 불안에 떨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발행된 테슬라 기초자산 ELS는 58개로, 원화, 외화 합산 1067억 원 규모다. 12월 이후 테슬라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만큼 해당 ELS의 손실 가능성이 작지 않다.
연말 테슬라가 주가 최고점인 261.44달러를 기록한 날 발행된 ‘유진투자증권484’ ELS는 테슬라와 AMD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모든 기초자산의 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90~70% 이상이면 조기상환 되나 만기평가일에 기초자산의 만기 평가가격이 어느 하나라도 기초 가격 대비 40% 하락한 상태이거나 60% 넘게 하락한 적이 있는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같은 달 발행된 ‘하나증권15375’ ELS는 만기상환 시 각 기초자산 중 어느하나라도 만기평가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55% 미만이면 20% 손실이 발생한다.
테슬라 주가 상승 폭이 높았던 지난해 상환된 테슬라 연계 ELS도 손실 폭이 작지 않았다. 지난해 만기 상환된 AMD와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26개의 평균 수익률은 –38.45%였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23개의 평균 수익률도 –12.62%로 저조했다.
국내외 증권가는 테슬라 주가가 당분간 회복세에 접어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인 데다, 중국 전기차 경쟁업체들이 급부상하며 향후 실적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웰스파고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매도)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125달러까지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220달러에서 190달러로, UBS는 기존 225달러에서 165달러로 각각 내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2030년 연간 판매 목표 2000만 대는 달성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모델2 200만대 판매 달성 시점이 2027년에서 2030년으로 지연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며 중국과 유럽 등 비미국지역에서 모델2의 성장이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