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인공지능(AI)는 어떻게 빨리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누리게끔 하고 밸류(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최근 LG전자가 '업(UP) 가전이 AI의 시초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시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의 'AI가전=삼성' 홍보 마케팅에 관해 "AI 가전의 시초는 우리가 만들어낸 업 가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부회장은 "AI 생태계가 많이 확산되고, 누구나 다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은 저희가 제일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 부회장의 응수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가전 시장 선점 경쟁이 더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4년형 비스포크 AI 신제품 15종을 공개했다. 비스포크 AI는 삼성전자만의 여러 AI 기능이 '스마트싱스'의 초연결 생태계 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맞춰주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에서도 미디어데이를 열고 전 국가에서 동시에 신제품을 론칭했다.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관해서는 "가장 큰 목표는 소비자들이 찾아주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며 "AI 기술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없애는 데 노력을 많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 현황과 관련해서는 "벤처투자나 스타트업 투자는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큰 부분의 성과를 못 보여줬다. 지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을 더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해서도 (M&A는) 필요하다. 지금 여러 가지 회사들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기존 상하 일체형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 부회장은 "아무래도 편리성과 소비전력 절감 면에서 좋다면 한쪽으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장에 따라 대용량도, 소용량도 필요한데 그 부분은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빠른 성장세에 대한 차별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며 "차별화를 위해 캄테크(Calm Tech)를 도입하고 있고, 연결이 끊어져도 자동으로 복귀하는 기술, 소비자 불편 해소 기능을 통해서 앞서가려고 하고 있다. 격차를 벌리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