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ㆍ테ㆍ쉬' 면밀 감시…집중단속
민관합동으로 '디지털 주권'도 집중
국내 플랫폼 지원 육성책 필요
배송ㆍAS 등 문제 해결도 급선무
최근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이 초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국내 산업계와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국내법을 준수하는 K커머스와 달리 C커머스들은 이를 준수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플랫폼들이 국내법을 준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국내 플랫폼에 대한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커머스와 C커머스가 공정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가 해외 플랫폼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선 명예교수는 “정부에서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하는 (이커머스) 실태조사는 대규모 조사이기 때문에 인력이 매우 많이 투입되는데, 사실상 국내 기업들에만 자료 제출 등 부담이 가게 된다”면서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샅샅이 보고 있지만, 해외 기업들에 대해서는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C커머스는 국내 기업과 달리 공시 의무가 없어 정작 국내 기업에만 자료 제출, 조사 등 압박이 가해질 거란 우려다. 그는 “정부는 알리, 테무, 쉬인 등 세 기업들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과당경쟁이나 부당행위, 소비자피해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플랫폼’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이를 글로벌로 도약시키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승 교수는 “플랫폼 산업은 미국이나 중국 중심으로 발전해있고, 이들의 인공지능 기술도 바탕이 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규모가 작고 AI 역량이 부족하다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토종 플랫폼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인 만큼, 정부가 규제책만 마련할 게 아니라 지원책에 대해 고민해 국내 플랫폼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알리, 테무의 공습은 비단 커머스의 문제뿐만이 아닌 경제안보의 문제인 만큼 민관의 합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호 회장은 “인터넷 기업들은 영업범위가 제한돼있지 않아 알리와 테무가 국내에 전자상거래로 들어왔지만, 서비스를 무한 늘릴 수 있다”면서 “이들은 높은 AI 수준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나라 플랫폼의 서비스 영역을 넘볼 수 있어 디지털 주권과도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국내 플랫폼의 지원책을 강구하고, 규제 자체를 보류해야 한다”며 “국내 플랫폼들은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등을 적극 개척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단, 현재는 정부의 규제 압박에 기업들이 생존을 고민하게 되기에 지금은 민관이 합동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C커머스와 K커머스의 품질 및 서비스의 차이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린 교수는 “알리. 테무와 같은 중국 플랫폼들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을 급속도로 장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알리, 테무가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건 사실이나 품질과 고객 서비스 면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알리, 테무 등이 품질과 고객서비스 등을 준수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들은 알리, 테무 등과 가격면이 아닌 이들의 취약점인 배송,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는 AS 문제 등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