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기회와 위험 공존하는 시장…효율성이 최대 장점”
“초보자는 이더리움보다 레이어2 추천…테스트넷 활용해야”
남두완 스테이블랩(StableLab)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메이커다오 한국 리드는 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디파이 시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남 COO는 “디파이 중에서는 실제로 폰지 사기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지만, 모든 디파이가 폰지는 아니”라면서 “전통 금융과 대비해 디파이가 금융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 COO는 2021년 ‘메이커 다오(Maker DAO)’의 멤버였던 구스타프 아렌토프트와 함께 블록체인 거버넌스 솔루션 업체 스테이블랩을 공동 창업했다. 스테이블랩은 탈중앙화거래소(DEX)인 유니스왑을 비롯해 컴파운드, 아비트럼 등 다양한 가상자산·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거버넌스 및 그랜트(사업 지원) 활동에 솔루션을 제공해오고 있다.
최근 디파이 시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에 근접하면서 다시금 활기가 돋고 있다. 디파이 데이터 통계 사이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한때 400억 달러까지 TVL(총예치자산)이 하락했던 디파이 시장 TVL은 최근 1000억 달러에 근접하며, 디파이 호황이었던 2021년 말의 절반 수준을 회복했다.
남 COO는 “디파이 중에서는 실제로 폰지 구조를 가진 프로젝트도 존재하긴 하지만, 모든 디파이가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 “디파이에 대한 오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디파이의 높은 보상률(수익률)에서 기인하는데, 디파이도 항상 보상률이 높은 것은 아니”라면서 “시장과 업계 상황에 따라 보상률은 변하고, 이는 전통금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 COO는 “디파이를 전통 금융과 연결해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금융에서 부동산이나 기타 자산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리고, 이를 활용해 또 다른 경제활동을 한다”면서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이더리움을 담보로 잡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 역시 비슷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파이도 초기에 대출과 가상자산 거래만으로 수익을 내던 것에서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스테이킹이나 플랫폼 수수료도 주요 수익 모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남 COO는 “디파이 시장이 업계 사이클로 보면 아직도 초기 단계인 만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파이 시장의 기회에 대해 “디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금융보다 효율적이라는 점”이라면서 “메이커다오를 예로 들면, 17조 원 이상의 자산을 100여 명이 운영하고 있다”면서 “반면, 국내 은행 중 4조에서 5조 정도의 자금을 관리하는 제주 은행은 이보다 조직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남 COO는 디파이의 또 다른 장점으로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유망한 코인과 토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그는 “대부분의 코인들은 중앙화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 DEX에서 먼저 거래가 된다. 전통 금융으로 따지면 유망한 비상장주식에 먼저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좋은 보상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험도 존재한다. 이용의 불편함과 보안 위험, 높은 변동성이 그것이다. 남 COO는 “디파이의 위험성은 크게 두 가지”라면서 “하나는 개인 지갑 사용의 불편함과 실수의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높은 변동성”이라고 말했다.
남 COO에 따르면 기존에 중앙화거래소를 이용하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인지갑을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메타마스크 등 개인지갑에 자산을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실수로 자산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디파이가 영어로 돼 있고, 관련 자료 역시 영어 기반인 경우가 많은 것도 디파이의 접근성 및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대해 남 COO는 “디파이 산업이 오래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초기 단계”라면서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이용자 친화적으로 앞으로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위험은 높은 변동성이다. 남 COO는 “보상률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면서 “디파이를 이용할 때는 항상 이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COO는 디파이에 진입하려는 투자자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디파이를 시작하고 싶다면, 이더리움보다는 다른 레이어2 메인넷을 추천한다”면서 “이더리움은 가스비가 너무 비싸고, 전송 실수 등을 통해 가스비와 자산 이중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가 테스트넷을 병행하는 만큼, 경험을 쌓는 용도로 테스트넷을 활용하기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테이블랩과 남 COO는 최근 네카오 메인넷으로 주목받은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합작 메인넷인 프로젝트 드래곤(PDT)의 D2I(Dragon Defi Initiative·드래곤 디파이 이니셔티브)에도 참여 중이다. D2I는 최근 ‘웜뱃익스체인지’, ‘이즈미파이낸스’, ‘드래곤스왑’ 등을 D2I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남 COO는 “새로운 메인넷이 만들어졌을 때는 기초가 되는 서비스가 중요하다”면서 “프로젝트 드래곤도 새로운 체인을 만드는 것인 만큼,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디파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D2I는 결국 어떤 프로젝트가 생태계에 유용할지 선정하는 과정”이라면서 “프로젝트가 제시한 로드맵이나 마일스톤이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이런 마일스톤이 실제로 달성됐을 때만 지원해 무분별한 지원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