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중인 전기차…배터리 소재 ‘희비 교차’

입력 2024-04-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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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업계, 리튬값 상승이 호재
재고평가손실 일부 환입 전망도
동박ㆍ분리막 업체 엇갈린 성적표
“고객사 다변화” 한목소리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참관객들이 포스코그룹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기차·배터리 업계가 본격적인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에 진입했다. 배터리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보조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후방 산업군인 소재업체의 실적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14일 본지 취재 결과 배터리 양극재 업체들은 리튬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한 재고자산 평가손실 일부를 1분기에 환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엘앤에프는 2382억 원,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각각 1653억 원, 767억 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바닥을 다지던 리튬값은 2월 들어 반등세를 보였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올 초 ㎏당 86.5위안으로 저점을 형성하다가 3월 중순 108.5위안까지 올랐다. 수산화리튬 가격은 연초 톤(t)당 1만1700달러에서 3월 말 1만4000달러까지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으로 인식했던 금액 중 일부를 환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7억 원으로, 전 분기(736억 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코프로비엠도 작년 4분기 1147억 원 적자에서 1분기 17억 원 흑자가 기대된다.

대규모 수주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엘앤에프는 올해 들어서만 SK온, 유럽 고객사 등과 각각 30만t, 17만6000t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금액 기준으로 총 22조 원이 넘는 규모다.

동박업체들은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고객사인 삼성SDI가 업황 부진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 매출 비중도 지난해 20%에서 올해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 경쟁사의 품질 이슈로 반사 수혜가 일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고객 다변화의 원년이 될 전망으로 기존 전략 고객사의 비중 확대가 고무적이며, 올해 중 신규 유럽 고객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SKC의 동박 사업회사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둔화와 고객사 물량 축소 등으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작년 3분기 130억 원, 4분기 332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500억 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SK넥실리스의 동박 가동률은 54.7%에 그쳤다.

분리막 업체는 전반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계열사(캡티브)의 배터리 출하량이 급감한 점이 뼈아프다. 다만 SKIET는 SK온 매출 비중을 줄이기 위해 고객사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현재 국내외 5개 이상의 배터리 셀 제조사들과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유씨피(WCP)는 주 고객사인 삼성SDI가 견조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동공구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60% 급감한 57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분리막 업체들은 북미 진출 시점도 조율하고 있다. 분리막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배터리 부품 요건에 포함돼 북미에서 생산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고객사들의 비중국산 분리막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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