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1만 번째 엔진 출하
“자주국방 기여…먹거리 확보”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 박차
“기존에 해외 업체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국산화 기술협력생산에 나섰다면 향후 독자엔진 기술을 확보해 자주국방은 물론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에 진입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나가겠다.” (김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엔진 누적 1만 대 생산을 기념해 항공엔진 생산시설을 공개하고 항공엔진사업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유무인복합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12일 찾은 경남 창원시 창원1사업장에선 전투기에 탑재하는 항공엔진을 포함해 무인기, 헬기용 엔진, 함정용 엔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탑재되는 발사체 엔진, 유도미사일엔진 등 엔진 생산이 한창이었다. 다양한 엔진을 만들면서 소품종 다량생산 및 자동화 기술 노하우를 적용했다고 현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엔진조립동에는 197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생산한 항공엔진 모델인 공군 F4 팬텀(Phantom) 전투기용 ‘J79’ 엔진부터 KF-16에 탑재한 ‘F100’ 엔진,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보라매(Boramae)에 탑재하는 ‘F414’ 엔진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 사업의 45년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엔진 실물들이 전시됐다.
1만 번째 엔진인 F404 엔진은 출고 전 최종 연소시험을 진행하는 시운전실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시운전실은 벽 두께만 2m로 방음ㆍ방폭ㆍ방진 기능을 갖췄다. 거치에 매달린 엔진은 점화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엔진 뒤쪽에서 푸른 화염이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왔다. 이날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친 F404 엔진은 출고 후 공군 전술입문훈련기인 TA-50 골든 이글(Golden Eagle)에 장착된다.
김 창원1사업장장은 “항공엔진의 고장은 돌이킬 수 없는 인명, 재산 피해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번 엔진을 만들 때마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꼼꼼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와 함께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첨단 항공엔진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은 선진국의 엔진 설계 기술을 통해 일부 부품의 국산화와 조립생산을 국내 생산한 것이라면 향후에는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국산화한다.
6세대 엔진 개발에는 발전기를 엔진 내부에 삽입해 고전력을 생산하는 ‘엔진 일체형 전기 시동 발전기(E2SG)’ 기술이 중요하다. 금속 소재 대비 내열성이 우수한 세라믹 복합재 등 선행 기술도 확보해 자주국방을 위한 미래 전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첨단 항공엔진 개발, 나아가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은 도전적인 목표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45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인프라, 정부 및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