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성기능 저하‧우울감 등 부작용에 여성에겐 처방 못해
부작용 극복 위해 중외‧올릭스‧넥스트젠바이오‧프롬바이오 등 개발
전 세계적으로 탈모 환자가 급증하며 다양한 기전의 탈모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 치료제들의 여러 부작용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도 부작용을 개선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JW중외제약, 올릭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 프롬바이오 등이 새로운 기전의 탈모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탈모는 전 세계 남성 42%가 앓고 있다. 대한탈모학회는 국내 탈모 인구를 1000만 명으로 추산한다.
탈모치료제 시장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0조 원 규모에서 매년 8.2%씩 성장해 2028년에는 16조 원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은 탈모치료제는 전문의약품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일반의약품인 미녹시딜이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탈모를 일으키는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저해해 탈모를 막는다. 미녹시딜은 혈액순환을 도와 영양 공급이 잘 되게 해 머리가 자라게 한다.
하지만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성기능 저하, 우울감 유발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고, 여성의 경우 큰 효과를 볼 수 없고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어 처방하지 않는다. 미녹시딜은 주로 여성 환자에게 처방되며 발모 기전이 불명확하고 투약 중단 후 탈모가 재발하는 것이 단점이다.
이처럼 남녀 모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탈모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윈트(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을 개발 중이다. 이 물질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 시킨다. 모근 끝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는 배아 발생 과정에서 피부 발달과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조절하는 모유두 세포 증식에도 관여한다.
JW중외제약은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모발 성장과 모낭 신생성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올릭스는 최근 세계모발연구학회(WCHR)에서 탈모치료제 OLX104C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OLX104C는 올릭스의 원천 플랫폼 자가전달비대칭 siRNA 기반 남성형 탈모치료제다. siRNA으로 남성형 탈모의 원인인 안드로겐 수용체의 발현을 줄여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의 반응을 억제한다.
두피 국소 투여를 통해 모낭에만 고농도로 작용한 후 빠르게 분해돼 전신 노출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해 환자 투약을 진행 중이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원형 탈모치료제 NXC736의 임상 2상 중이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NXC736은 스핑고신-1-포스페이트 수용체 1&4를 표적하는 선택적 길항체로 자가면역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앞선 원형탈모증 동물모델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에서도 안전성과 약력학적 측면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프롬바이오는 줄기세포 중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방유래 줄기세포로부터 분화시킨 진피모유두세포를 털이 자라지 않은 누드마우스에 주입한 후 관찰한 결과 진피모유두세포와 유사하게 털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차바이오텍, 차바이오랩과 위탁생산개발 계약을 체결해 한국인 지방유래 줄기세포의 세포은행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비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며, 2025년 인체 임상 진입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