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허명행 감독 "마동석 빌런 잡는 과정 어렵게 보이도록 연출"
비슷한 설정ㆍ액션…진부함 극복하고 흥행할지 관심 집중
마동석, 김무열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4'가 드디어 공개됐다. 전작에서 무술감독을 맡은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5일 언론ㆍ배급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범죄도시4'는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장동철(이동휘)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에서 감초 역할로 존재감을 발휘했던 장이수(박지환)가 이번에는 경찰과 함께 공조수사를 벌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시사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허 감독은 "빌런의 액션이 업그레이드됐다"라며 "마석도가 고군분투하면서 빌런을 잡아내길 바랐다. 그러니까 마석도가 백창기를 잡아내는 과정이 전편들보다는 조금 더 어렵고 힘들다는 걸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김무열은 "백창기는 사람을 해치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다. 되도록 간결하고 빠른 액션을 통해 인물이 전문적으로 보이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춘 김지훈 배우가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김무열과 마동석은 영화 '악인전'(2019)에서 각각 형사와 건달 역할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마동석은 "그때 같이 연기하면서 다른 작품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창기가 굉장히 전투력이 뛰어난 캐릭터인데, 김무열 배우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라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김무열 역시 "제안 주셨을 때, 고민 없이 바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라며 "'악인전' 때도 지금도 서로 대립하는 역할을 했는데, 다음에는 같은 편으로 호흡을 맞추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범죄도시4'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마석도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제압하는 서사가 메인플롯이다. 백창기와 장동철 등 빌런들이 서로 배신하며 이합집산하는 과정이 영화의 서브플롯을 담당한다.
우선 서브플롯을 살펴보자. 영화 중반부에 이르면 백창기와 장동철이 내분 조짐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장동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어이없이 삭제된다. 장동철이 기능적으로 소비되면서 극적 긴장이 떨어진다. 이동휘라는 실력파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또 대규모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장동철의 기술적 범죄가 영화에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백창기는 무력을, 장동철은 지력을 담당하는데, 장동철의 지능형 범죄가 서사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빌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장동철이 이처럼 납작하게 묘사되면서 영화는 길을 잃고 방황한다.
서브플롯이 맥없이 붕괴하는 바람에 마석도의 호쾌한 액션이 주를 이루는 메인플롯도 힘을 잃는다. '장동철마저 제거한 백창기를 마석도가 과연 어떻게 상대할까?'라는 기대감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설정과 액션을 네 번에 걸쳐 마주할 때 오는 피로감도 영화의 재미를 반감하는 요인이다.
영화는 모든 사건을 '폭력'과 '살인'으로 해결한다. 이로 인해 이번 시리즈의 차별점인 '공조수사' 설정 역시 무의미해지는 측면이 있다. 플롯을 정교하게 구축해봤자 마동석의 주먹 한 방으로 모든 게 끝나기 때문이다. 선을 위해 악을 징벌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비윤리적이라는 점도 고질적 문제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영화가 다시 한번 흥행할지 이목이 쏠린다. 영화는 24일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