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사 자국서 엄청난 보조금
중국과 공정한 경쟁 원해
US스틸, 미국회사로 남아야”
지난 대선에서 미국자동차노조(UAW)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당선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는 미국철강노조(USW) 표심 구애에 나섰다. 중국산 철강제 관세를 지금의 3배로 올리는 한편, 일본의 US스틸 인수에 대해서도 반대 뜻을 재확인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불공정 무역’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대선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이자 미국 철강산업의 본거지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은 이날 USW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중국 (철강)회사는 이미 정부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다. 수익 걱정이 필요 없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라며 “이들의 무역은 경쟁이 아닌 불공정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국비를 투자해 많은 철강제를 생산하도록 해왔다”라며 “중국 (철강)회사는 자국내 수요보다 더 많은 철강을 생산하기 때문에 결국 여분의 철강을 덤핑으로 수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중국과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관련 보도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로 올릴 것을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7.5% 수준의 평균 관세를 25%까지 인상하는 방안이다.
동시에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겨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전임자(트럼프)와 극우 공화당 의원은 모든 나라의 수입품에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길 원한다”라며 “그것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심각하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모든 가정이 한 해 평균 1500달러를 더 부담할 수 있다”고 트럼프의 공약을 비판했다.
USW가 강력하게 반발했던 일본의 US스틸 인수 추진에 대해서도 재차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조강생산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20조 원)에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의 반발과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를 염두에 둔 바이든 대통령은 “US스틸은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하고 나는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US스틸은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돼 미국이 경제·군사 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상징성 있는 철강회사다.
이날 미국 철강산업 보호를 강하게 천명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철강산업 노동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파이넨셜타임즈와 정치매체 악시오스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선거에 영향을 줄 이곳 경합주에서 표심을 의식한 행보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