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 대국 美 흔든 C커머스…아마존도 긴장
C커머스 유탄 맞은 국내 업체 속수무책
알리 1.4조 투자 예고…테무는 마케팅 본격화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공세는 글로벌 유통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데 이어 사정권을 한반도까지 넓혔다. 공산품 위주의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국내 유통시장 주도권을 쥔 C커머스는 대규모 투자까지 예고하며 한반도를 빠르게 잠식 중이다.
1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홀딩스(PDD)의 자회사인 테무의 1월 기준 미국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000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미국 아마존의 MAU는 6700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9월 미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도 채 안 된 테무가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뒤를 바짝 따라붙은 것이다. 작년 10월에는 테무가 미국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무가 미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 데에는 초저가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 덕이다. 테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판매업체가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등록하도록 경쟁을 유도한다. 일회성 할인 이벤트가 아닌 상시 초저가를 전략으로 한다. 막대한 중국 자본을 활용,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에 2년 연속 광고를 진행한 것도 유명하다. 슈퍼볼 광고료는 30초에 약 93억 원으로 1초에 3억 원 꼴이다.
또 다른 C커머스 쉬인도 미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패션 이커머스 쉬인의 작년 총 거래액은 약 60조5880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6% 신장했다. 현재 쉬인은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미국 유통시장 판을 흔든 C커머스는 사정권을 한국으로 넓혔다. 작년 본격적으로 한국 유통 시장 공략을 시작한 알리는 한국 시장에 향후 3년 간 1조4471억 원 투자를 예고했다. 투자금액 중 약 2632억 원은 한국 통합물류센터 구축에 쓰인다. 이어 한국 소비자 보호에 1000억 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데 100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알리는 중국 상품 직접구매(직구) 서비스를 넘어 한국 제조사의 상품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한국 브랜드 상품만을 모아놓은 전문관 K베뉴(K-Venue)를 만들었다. 국내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하기 때문에 이르면 익일 배송, 늦어도 3일 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또한 배송료도 무료다. 알리는 한국 판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6월까지 입점사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테무도 작년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테무는 최근 지상파 방송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데 이어 네이버에 배너, 검색광고를 시작했다. 테무 움직임을 두고 업계는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본다. 테무가 한국 법인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핀둬둬는 한국에 ‘웨일코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웨일코(WhaleCo Inc.)는 핀둬둬의 미국 자회사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MAU는 887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무의 MAU는 829만 명으로 알리 턱밑을 추격했다. 이 두 업체는 MAU 기준으로 쿠팡을 제외하고 국내 이커머스를 모두 제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