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자문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사업 추진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여의도 랜드마크를 세우려는 목표를 가진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통기획 자문사업 1호 사업장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환경영향평가 초안 접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교아파트는 4개 동 576가구, 최고 12층 규모로,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에 위치한 '한강뷰' 아파트다. 정비사업을 통해 용적률 469.79%의 지하 4층~지상 42~49층 4개동 규모 아파트로 재건축된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30년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현 속도대로 진행될 경우 빠르면 올해 하반기 중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합은 25일 구의회 의견 청취에 이어 5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6월 정비계획 결정 및 고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면 7월 정비사업 통합심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되는 등 사업 추진 동력이 안정적임을 보이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벌써부터 사업 수주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정희선 조합장은 "올해 정말 시공사 선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조합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기부채납으로 단지 내 체육시설을 지어 일반에 개방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하면서, 서울시 역시 정비계획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쟁입찰이 이뤄질 가능성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건설사들이 선별수주 기조를 보이면서 최근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도 시공사 참여가 없어 유찰되거나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이 진행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가급적 시공사 선정을 경쟁입찰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두 곳의 건설사가 참여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경쟁입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교아파트 인근에 학교 건물이 있고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돼, 영구적인 한강 조망권을 갖춘 단지라는 점이 큰 메리트"라며 "여의도라는 위치와 주변 입지, 한강 조망권, 고층 아파트라는 점을 고려할 때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대교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올해 롯데건설의 중점 사업장 중 하나"라며 "상징성이 큰 사업장인 만큼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도 잠재적으로 수주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곳들로 꼽힌다. 다만 수주 검토 단계도 아닌 추진 상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합은 합리적인 수준의 제안과 명확한 기준 제시로 경쟁입찰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조합장은 "자재값도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인건비는 더더욱 늘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사비 자체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잘 알고 있어, 당장 공사를 시작하는 게 가장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께도 실현 불가능한 핑크빛 미래를 제시하기보다, 꼭 필요한 수준의 추가 분담금이 나올 수 있다는 상황을 알렸다"면서 "다만 향후 아파트 가치 상승에 대한 전망을 고려하면 분담금 추가 부담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테리어 특화 또는 조경 특화와 같은 방식으로 시공사에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하고, 제안서가 우수한 시공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